[야축동이 간다 엘 클라시코] #첫번째 페이지 - 호날두 친구 코엔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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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축동이 간다 엘 클라시코] #첫번째 페이지 - 호날두 친구 코엔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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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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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반 페이지 - ?이유


2014년 11월, 나는 베르나우베우에서 엘 클라시코를 봤다.


2015년 3월, 누군가는 캄프 누에서 엘 클라시코를 본다.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의 친구일 수도 있는 누군가를 위해 나의 두번째 ‘축구 여행’을 이야기한다.


비행기 티켓을 싸게 사는 법이나 경기장에 빨리 가는 법 또는 경기장 주변 맛집 같은 시시콜콜한 정보는 없다. 아 축구 티켓 구하는 법 정도는 써보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로지 글을 읽는 당신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이다. 그 부러움이 당신의 축구 여행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반 페이지 - 누군가의 꿈


함께 ‘축구 여행’에 동행한 사람들 중 대부분은 산티아고 베르나우베르에서 엘 클라시코를 보는 것이 자신의 꿈 중 하나 였다고 말한다.


사실 나는 이런 큰 꿈을 꿔 본적이 없다.?나의 꿈은 소박하다. 부천FC의 K리그 클래식 승격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소박하지만 몇 년 째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루기 힘들 것 같은 큰 꿈이라도 소박한 꿈보다 빨리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출처 - tvN 꽃보다 할배 방송 캡처>

<일단 저지르고 보자 ! 지금 당장 축구보러 같이 가고싶은 친구들에게 전화하자!>


꿈을 꾸지도 못한 일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를 잠시 털어놓고 가겠다.


나는 야동말고 축동의 2014 특파원이다. 그래서 야축 닷컴에 글을 기고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당신들이 축구 여행보다 부러워 해야 하는건 내가 야동말고 축동의 특파원이라는 것 이다. 부러우면 도전해라. 내년에도 야축특파원의 문은 열려 있다.)


야축동 대장님께서 시들시들해진 야축 특파원들의 열정을 되살리기 위해 스페인 축구 여행 상품을 부상으로 걸었다. 야축 특파원들은 불타는 열정을 장전한 채 조회수의?노예가 되어서 글을 썼다.?운이 좋았는지 내가 쓴 글들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이 페이스북 ‘좋아요’와 카카오스토리 ‘공유’ 버튼을 망설임 없이 눌러주었다. 그래서 스페인 행 왕복 비행기와 엘클라시코 티켓? 그리고 스페인 호텔 투숙권을 따냈다.


하… 공짜라니… 이래도 안부럽다면 당신은 만수르정도 되시겠다?


당장 편의점에 가서 로또를 사는 것 보다는 다가올 ‘축구 여행’을 위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 우리의 꿈을 방해하는 금전적 장애물을 넘는 것이 ‘축구 여행’의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현실이니까.


“no pain , no spain” 이다.

첫번째 페이지 - 호날두 절친 코엔트랑

< 이 기행문에는 총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조기 축구 구력 30년에 빛나는 고사장님. 호날두를 사랑하는 플스방 김사장님. 축구 여행사 투어일레븐의 대표 김대표님 그리고 야축원정대 and 중부축구클럽의 선수 축지라퍼 >


동네방네 스페인에 축구보러 간다고 소문을 내고 다녔다. 그때 마다 돌아오는 질문은 “호날두 만나냐? 싸인 받을 수 있냐? 호날두 잘생겼냐?” 오로지 호날두에 관한 질문들 뿐이였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스페인 행 비행기에서 호날두에게 싸인을 받아 페이스북에 올리는 상상을 했다. 기내식 대신 “좋아요가 너무 많이 눌리면 어쩌지?” 라는 김칫국에 밥까지 말아먹었다.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되지만 나의 상상은 어느정도 현실이 된다. 그 어느정도가 어느정도냐면 호날두 사인은 못받아도 호날두 절친의 사인은 받을 수 있는 정도?


우리 일행(호날두 셀카 원정대)은 엘 클라시코가 벌어지고 다음 다음 날 마드리드 훈련장에 갔다.


<내가 상상한 우리들의 모습 >

전 날 훈련장에 갔다온 김사장님의 안내에 따라 두번이나 전철을 갈아타고 택시도 타고 담까지 넘는 투혼을 발휘해 훈련장 입구에 도착했다.

< 결코 일부러 넘은건 아니다. ?경찰은 우릴 용서해줬다. >

10분쯤 경비원들의 눈치를 보며 자리잡고 있었는데, 불쑥 경비원이 “오늘 훈련은 베르나베우에서 해. 거기로 가 !”로 말해줬다(영어로 말했다. 나 대학생이라 영어 쫌 한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구글 번역기를 탑재한 나의? 핸드폰을 꺼내며 “really? really?”를 외쳤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우겨도 봤지만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맞다며 연신 “ture ! true !” 를 외쳤다.

<훈련장앞에서 인증샷만 찍었다. 경비원과 같이 찍고 싶었지만, 거절당했다. 지네가 호날두인줄 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들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 택시를 타고 베르나베우로 직행했다. (베르나베우에서 훈련장까지는 택시를 타라. 아침부터 전철타고 택시타고 가는 가격보다 더 싸다. 김사장님에게 우린 속았다.)


베르나베우에 도착. ?"어떻게하면 호날두를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경기장 한바퀴를 돌았다.? 그러던 중 바리게이트 앞에서 스페인 형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주차장 앞 공터를 발견했다. 무작정 들어갔고 우린 잘생긴 보디가드형 에게 “호날두 오냐?”라고 물어보니 “ 아직 안왔다” 라고 한다.?“아직 안왔다?” 라고 말하는거보면 “그럼 곧 온다는 소리? 아 오는구나 ! 여기다 !” 라고 외치며 우리는 바리게이트 앞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6시간 정도 대기했다. 잘생긴 스페인 가드는 보너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전 10시부터 기다렸다. 호날두의 근면 성실한 훈련태도 덕분에 호날두의 뒤태는 볼 수 없었다. 호날두 대신 호날두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
<김대표님의 현실적인 목표는 바란과 셀카찍기 & 사인받기였다. 바란을 얕보면 큰 코 다친다.>

?<?라모스와 카시야스?절친들의 출근길. 같은 차 타고 왔더라? >

<반갑게 인사만 해주던 토니 크루스>

<살짝 사인과 셀카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나바스. 하지만 반갑게 손 인사만...>

<우리가 신기했나보다. 그저 우리를 바라보기만 했던 이스코>

사진 보다 훨씬 가까이서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안녕도 해준다. 근데 우리에게 와서 사인을 해준다거나 사진을 찍어준다거나 그런 자비는 없다. 욕이 절로 나오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는지…"라는 회의감까지 들었다.


우리의 목적은 호날두와 사진찍기 그리고 그의 사인 받기. 명확한 목표 의식을 다시 머리에 새기고 점심을 먹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다. 훈련을 다 하면 집에 돌아갈테니까. 그걸 노려보기로 했다.


돌아오자마자 자리를 깔고 위를 쳐다봤다. 호날두가 앞에 있었다. 솔직히 너무 떨리고 당황해 사진을 못찍었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매직과 유니폼부터 꺼냈다. 떨렸다.


<계단 위에서 내려와 내 곁으로 와줬으면.... 게이는 아님.>


< 고사장님이 찍은 호날두. 50대의 침착함이 돋보였다.이래서 연륜 연륜 하나보다.>

호날두와 사진은 찍지 못했다. 물론 사인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설랬다. 이 설레임을 당신들에게 전달하고 싶지만 딱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겠다.


'그의 수트 빨은 마치 아저씨의 원빈같았고, 그의 선글라스 안으로 보이는 눈은 그 어느 별보다 영롱했다.' 정도?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 일행은 발길을 돌리려 했다.?이때 모자를 눌러쓴 한 사람이 주차장 안으로 걸어서 들어가고 있었다. ( 모든 선수들의 차는 선수들이 나오는 입구까지 주차요원들이 차를 모셔다 주고 있었다.) “뭐지? 저 녀석은?” 라고 혼잣말과 동시에 내 귓가에 고사장님의 한마디가 들렸다. ?“ 코엔트랑이다. 따라가봐” 고사장님의 주문에 홀려 나도 모르게 주차장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주차장으로 몰래 가다가 들킨 코엔트랑과 그의 매니저>

유니폼을 들고 주차장에 들어선 나는 “파비오 ~ 파비오 ~ 코엔트랑~ “을 외쳤고 차 문 앞에 서있던 코엔트랑은 한 숨 쉬며 나에게 다가왔다.?유니폼을 받아든 코엔트랑은 “ 무쵸 ~ 무쵸 ~”라고 스페인어 공격을 했다. 배싸매 무쵸도 치즈 나쵸도 나를 당황시킨적이 없지만 코엔트랑의 무쵸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무쵸라고 들렸다. 무처 무쳐 뭐쵸 뭐쳐 일 수도 있다.)


나는 그냥 “사인! 사인! 픽쳐~ 픽쳐~” 라며 근본없는 영어로 반격했고, 코엔트랑은 “노픽쳐”로 응수했다. 결국 사인만해주고 파비오는 떠났다. 더 뻔뻔스럽지 못한 나의 패배였다.


<떠나는 파비오 코엔트랑. 무정한 사람~>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코엔트랑은 떠나서 사인을 남긴다.
< 파비오 땡큐. 사진도 찍어주지 그랬어…>

호날두와 사진 찍기, 사인 받기는 실패 했지만 호날두 절친 코엔트랑의 사인 받기는 성공했다.? 호날두 셀카 원정대를 제외한 다른 일행들도 사인을 받지 못했다. 다음날 조식 뷔페에서 만난 사람들은 부럽다며 난리였다. 사인 받은 유니폼을 줄 수 있겠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개드립을 치는 사람도 있었다. )


뺏길 수 없었다. 하루동안 그들을 따라다녔다는 증표이자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니까. 이 사인 덕분에 위닝을 할 때면 마르셀로 대신 코엔트랑을 넣고 있다. 내가 코엔트랑에게 해줄 수 있는건 게임에서라도 그라운드를 누비게 해주는 것 뿐이다.


고맙지 코엔트랑? 나도 고마워! 우리 또 만나자



부럽게 하고 싶어서 실컷 자랑했다. 내년 3월에 캄프 누 그리고 베르나베우에 간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도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을 수 있다. 어쩌면 나 보다 운이 좋아서 선수들과 사진도 찍을 수 도 있다.


평소 운이 지지리도 없어서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당장 투어일레븐의 김대표님에게 연락해라. 내가 사인을 받고,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다 김대표님의 적절한 안내와 그의 친절함 때문이였으니까. 한번 믿어봐라.


<김대표님도 우리를 위해 담을 함께 넘으셨다. 그 후 우리에게 다가온 경찰과 협상을 마무리 해주셨다.>

 

#첫번째 페이지 끝


#두번째 페이지 곧 인데...
3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다시 못가고 있다.


rewritten?- 축지라퍼 17.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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