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구단 관계자,축구 마케팅 담당자, 축구 기자, 축구 에이전트, 축구 스카우터, 구단주… 나열된 직업들의 공통점을 볼 수 있지? 바로 축구에 관련된 직업이다. 우리 ‘야동 말고 축동’ 페이지를 지켜보는 친구들 중에서도 이런 꿈을 꾸는 친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축구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
‘스포츠 쪽에서 일할려면 스포츠 선수를 했어야 하는데...’.
안 그래? 스포츠 쪽 직업을 원하지만 발을 들여놓기 어려워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나 역시 축구 산업에 뛰어들고 싶지만 막막하더라. 이런 고민을 알았는지 여러 스포츠 구단들이 우리를 위해 길을 열어주었다. 여러 스포츠 구단들이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우리는 축구가 주 스포츠니 축구 구단들의 프로그램을 들여다보자.
FC 서울, 부산 아이파크, 수원 삼성 블루윙즈, 경남FC, 포항 스틸러스 (이하 클래식), 대전시티즌, 안산 경찰청 프로 축구단, 대구 FC, 부천FC 1995, 고양 HI FC (이하 챌린지) 등등 팀이 마케터 육성 프로그램, 명예기자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우리 야축동도 기자를 모집했었다. 팀 별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주 목적은 축구 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 중 대전시티즌 대학생 마케터 육성 프로그램 - 디딤돌 - 경험담을 써보고자 한다.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니 나중에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야축동 특파원에 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도록. ?<야축특파원 월간미팅> August - Football Club Management
대전시티즌 대학생 마케터 육성 프로그램 디딤돌 (이하 디딤돌)은 미래의 인재 육성, 지역 대학생에게 취업 기회 제공, K리그 홍보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13년 상반기 1기를 시작으로 현재 3기 프로그램이 모두 마감되었다. 홀수 기수는 3월 전에 모집, 발표가 마감된다. 5개월 단위로 새로운 기수가 뽑혔으며 무료로 현장 실습과 강의를 진행하였다.
출처 : 대전시티즌 공식 홈페이지
이제부터는 필자가 경험한 내용들을 써보겠다 (필자는 3기에 참가하였다.). 우선 평범한 대학생들이 경험하기 힘든 경기 운영을 체험해보는 현장 실습부터 말하겠다. 디딤돌 구성원들은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모여 업무를 배치하고 교육을 받는다. 티켓 검표, VIP 룸 관리, 라커 룸 입구 관리, 미디어 출입구 관리. 스카이 박스 운영 등의 업무를 배치 받는다. 업무는 돌아가며 배치 받아 끝날 때 쯤 해서 거의 모든 업무를 해볼 수 있게 된다. 객관적으로 어느 업무가 가장 어렵다 하기는 힘들지만 개인적으로는 티켓 검표가 매우 힘들었다. 챌린지 구단들 중 에서 가장 많은 관중이 들어 오는데 더해 원정 게이트의 경우, 경기 중에 욕설이 난무해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렸다. 대전의 엠블럼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서는 원정석에서 어찌 환호할 수 있겠는가. 더불어 홈에서 대전은 막강하기에 더욱 그 강도는 거셌다. 상상보다는 고된 일이었지만 이런 업무를 경험해 볼 기회도 적고 구단에 소속감을 갖고 일한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여담으로 경기 종료 후에는 디딤돌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이 시간에 경기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선수들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 시간을 잘만 이용하면 웬만한 선수들과 전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관중의 입장에서 사인과 사진을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린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강의의 경우, 내부 관계자분들이나 외부 강사분들을 초빙해 진행되었다. 특히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듣는 강의는 매우 알찼다. 팬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할 내부 관계나 경기 운영 방식들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세한 내용은 오프 더 레코드라 설명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한다. 외부 강사의 경우 경희대, 충남대 교수님들이 찾아오셔서 스포츠 마케터들이 가져야 할 소양 등을 강의하였다. 구단이 강등되어 내부가 바쁘게 돌아가 많은 강사분들이 초빙되지 못했다 한다. 1기의 경우 홍명보 전 감독님, 지동원 선수 등이 방문했었다고 한다.
이 5개월 간의 대장정(?)은 조별 프레젠테이션으로 끝이 났다. 4명, 5명씩 구성된 조원들은 대전시티즌 관중 증대 방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를 하였다. 마지막이여서 그럴까, 디딤돌 참가자들은 모두 열성적인 모습으로 발표를 하였고 발표를 들어주시는 관계자분들도 매우 열심히 들어주셨고 피드백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디딤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가장 크게 느끼게 된 것은 ‘구단이 생각보다 바쁘게 어렵게 돌아간다’ 였다. 타 프로그램을 해본 친구들도 많을텐데 아마도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여튼 대학생들에게 이런 경험을 준 대전시티즌에 감사한다. 그리고 함께 프로그램을 했던 분들께 모두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도 축구계에서 일하고 싶다고만 말하고 방황하는 친구들에게 말한다. 찾아보면 기회는 많고 많다. 컴퓨터로 축구 게임만 하지 말고 주변을 둘러봐라. 디딤돌 3기에는 대전 지역뿐만 아니라 멀리서 온 분들도 많았다. 진정 꿈을 이루고 싶다면 이렇게 노력해 보는게 어떨까?
아직 글쓰는 실력이 모자라 경험한 바를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생기고, 또 이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나 역시 방황하다 몇몇의 글을 보고 생각을 틀어 잡게 되었다. 짧은 글이지만 진짜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해본다.
끝으로 좀 더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부담말고 댓글을 남겨주면 아는 한에서 열심히 답글 달아주겠다.
?**구단관계자 분들과 기타 분들은 사생활?보호를 위해 실명으로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