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ain, Oh My Cap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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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ain, Oh My Captain!
  • 발행 2014.07.07
  • 조회수 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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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이 학교를 떠나는 장면. 그를 따르던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훌륭한 가르침을 줬던 스승에게 존경의 의미를 담아 책상 위에 올라서서 'Captain, oh my captain!'을 외치며 스승이 떠나는 길에 마지막 배웅을 한다.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다시는 볼 수 없을 '캡틴'들. 그들이 보여줬던 멋진 플레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떠나는 길에 존경의 의미를 담아 책상 위에 올라서서 이 글을 쓴다.


 

 

안드레아 피를로(Andrea Pirlo)



36세라는 축구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는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조별예선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공을 흘려주고 마르키시오로 하여금 골을 성공시키게 한 플레이는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이탈리아의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의 주역으로서 이번 월드컵에서도 판타지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팀이 조별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면서 더 이상 피를로의 멋진 플레이는 볼 수 없게 됐다.


피를로는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인도 이번 대회에서의 성적이 아쉬웠는지 조별예선 탈락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 감독이 필요로 한다면 대표팀에서 더 활약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은퇴 번복의 여지를 남겨뒀다.


 

 

스티븐 제라드(Steven Gerrard)



리버풀의 심장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 2000년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데뷔 후,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월드컵 직전 시즌 리그 우승을 눈 앞에서 놓쳐 팬들을 안타깝게 하더니,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를 이번 대회에서도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아쉽게 국가대표 커리어를 마감하게 됐다.


제라드는 조별예선 경기를 모두 마친 후 인터뷰에서 '클럽에서 받는 높은 연봉이 어린 선수들에게 국가대표팀에서의 동기부여를 상실시킨다'며 팀의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디디에 드록바(Didier Drogba)



코트디부아르가 낳은 최고의 축구 선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 후 카메라 앞에서의 호소로 코트디부아르의 전쟁을 막은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1대0으로 끌려가던 일본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하여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하고 팀의 역전승을 이끌면서 코트디부아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도 기쁘게 했다. 드록신이라는 애칭으로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드록바는 일본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드록신 복음 패러디가 나올 정도로 더욱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드록신의 인도 하에 코트디부아르가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기를 많은 축구 팬들이 고대했지만, 콜롬비아와 그리스에게 패하면서 아쉽게도 드록신이 월드컵 16강에서 뛰는 모습은 보지 못하게 됐다.


 

 

이케르 카시야스(Iker Casillas)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스페인의 메이저 대회 세 번 연속 우승이라는 엄청난 성과 뒤에는 항상 스페인 넘버원 골리 카시야스가 있었다.


클럽과 국가대표에서 꾸준히 주전 골키퍼로서 빼어난 실력을 보여준 그였지만, 안타까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번 대회 조별예선 두 경기에서만 총 7골을 얻어맞고, FIFA 선정 최악의 골키퍼 3위에 랭크되는 등 골키퍼로서 겪을 굴욕을 한 번에 맛봤다. 네덜란드에게 5대1로 대패한 후,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인정하고 캡틴으로서 팀 분위기를 다독이며 실수를 만회하려 노력했지만, 조별예선 2차전이었던 칠레와의 경기에서도 2골을 실점하며 스페인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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