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국인 감독 열풍.
박항서 감독을 시작으로 신태용, 김판곤 감독 모두 동남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당장 이번 AFF컵에서도 세 명의 한국 감독이 모두 순항 중이다.
4강 진출에 성공한 세 명의 한국인 감독.
특히 신태용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맞대결이 가장 빅매치였다.
재밌는 건 두 감독의 관계다.
한국에서 선후배로 나쁘지 않은 관계였던 두 사람.
약 7개월 전 신태용 감독의 발언에서 두 사람 관계가 틀어졌음을 직감케 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영웅으로 뜬 직후 사이가 멀어졌다. 이유는 모른다."
"베트남 국가대표 팀 성공시킨 건... 운이 좋았던 거다."
"애초에 프로팀에서 성공하지 못한 감독이다."
이에 "박항서 질투하는 거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난 월드컵에서 대표팀 감독도 해봤고, 연령별 대표팀 다 경험했는데 질투할 이유가 있나?"
그와 동시에 베트남의 축구 스타일과 동남아시아게임 당시 대회 운영 스타일도 지적했다.
"수비 축구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대회 운영 수준도 바닥이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건 처음 봤다."
하필 절체절명의 4강전에서 마주친 두 감독.
1차전을 0-0으로 마친 뒤 두 사람이 마주쳤다.
신태용 감독이 악수하러 가는 듯했지만 박항서 감독이 못본 체하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연히 경기 후 박항서 감독에게 악수 거부와 관련된 질문이 주어졌다.
이와 관련해 박항서 감독은 "사적 질문"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축구를 비교했다.
"인도네시아가 좋은 팀이지만 베트남이 더 강하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뒤 더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더 많이 이겼다."
이에 신태용 감독이 발끈했다.
"베트남이 더 강한데 왜 0-0으로 비겼나?"
"악수도 난 하려 했는데 박 감독이 돌아서는 바람에 그만 뒀다."
2차전을 앞두고 고조된 두 사람의 관계.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두 감독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먼저 신태용 감독이 입을 열었다.
"1차전에서 베트남은 수비 조직력이 좋았고, 강팀이다."
"과거엔 베트남과 태국이 동남아에서 가장 강했다."
"하지만 현재는 인도네시아도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번 경기에서 인도네시아가 불리한 건 없을 거다."
그러자 이번엔 박항서 감독이 발끈했다.
"감독은 경기 결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
"난 감독과 팀을 판단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가 지금 더 강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내일 경기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내가 지면 깔끔히 승복할 거다."
"반대로 우리가 이기면 입으로 그만 떠들길 바란다."
그렇게 열린 4강 2차전.
베트남이 2-0으로 승리하며 신태용 감독에 판정승했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 결별하게 된 상황.
결승전에서 유종의 미를 노리게 됐다.
그와 동시에 팬들 흥미를 자극시킨 두 감독 간 신경전.
축구에서 이런 게 또 있어야 스토리텔링이 되는 거다.
이제 경기도 끝난 만큼 두 감독, 소주 한 잔 하면서 시원하게 풀길 응원한다.
움짤 출처 : 'Rekam Moment'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