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의 전성기는 황제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펠레와 함께 양분했던 축구계 황제의 자리.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1994년 월드컵이 끝난 뒤 약물로 1년 출전 정지를 받게 된 마라도나.
공교롭게 1년 뒤 그의 복귀전이 한국에서 펼쳐졌다.
보카 주니어스 소속 마라도나의 내한은 국내에서도 큰 화제였다.
그와 동시에 환상의 립서비스로 한국 팬들을 들뜨게 했다.
"한국 팬이 날 필요로 한다면 한국에서 뛰고 싶네요."
"전세계를 돌며 각국 선수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어딜 가더라도 자신 있죠."
"한국에서 생활 역시 마찬가지고, 큰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2002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유치 경쟁을 펼치던 상황.
일본을 지지하던 펠레와 달리 마라도나는 한국을 지지했다.
훗날 인종차별 이전까지 국내 여론은 떡상 그 자체였다.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방한 후 팬서비스도 훌륭했다.
남다른 스킬로 훈련에 임한 마라도나.
내친김에 서울역에서 팬미팅까지 진행했다.
당시 마라도나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몰렸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복귀전을 갖기까지.
모든 게 완벽 그 자체였다.
하지만 천하의 마라도나 앞에 나타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왕십리 리켈메 김흥국이었다.
당시 2002 월드컵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었던 김흥국 형님.
마라도나가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선 이 형님부터 넘어야 했다.
그렇게 성사된 1995년, 동대문 운동장에서의 역사적 만남.
현역 시절 마라도나와 상대한 최초의 한국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 과정에서 남은 조기축구 레전드 짤.
결국 남는 건 사진 아니겠나.
축구의 신 마라도나와 한 판 붙었던 김흥국의 위엄.
괜히 왕십리 리켈메가 아니었다.
움짤 출처 : KBS2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