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모른다" 프로 방출 위기를 극복하고 월드컵 멤버에 도전장을 내민 '늦깎이 신입생'
상태바
"인생 모른다" 프로 방출 위기를 극복하고 월드컵 멤버에 도전장을 내민 '늦깎이 신입생'
  • 이기타
  • 발행 2022.06.18
  • 조회수 64698
이 콘텐츠를 공유합니다
w
그의 후회없는 도전을 응원한다.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소개할 이 선수를 보면 더욱 그렇다.

경희대 시절 두각을 드러내며 수원 삼성에 입단한 미드필더 고승범 이야기다.

 

 

2016년, 입단 첫 시즌 18경기에 출전하며 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심지어 이듬해 권창훈의 등번호 22번을 물려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그 시즌부터 고승범의 시련이 시작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정원 감독에 의해 주 포지션 미드필더가 아닌 윙백으로 기용된 상황.

어색한 위치에서 주전으로 나섰지만 팬들의 탄식을 유발했다.

그 사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설 자리를 잃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수원에서 아예 사라진 입지.

2018년 반전을 위해 대구로 임대됐다.

고승범에겐 마지막 기회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부진을 이어가며 시즌 10경기 출전 후 수원으로 복귀했다.

 

대구FC
대구FC

 

2019년에도 수원에서 고승범의 자리는 없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2부리그 FC안양 이적이 유력했지만 극적으로 팀에 잔류했다.

이때부터 고승범의 축구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기부터 교체 멤버로 조금씩 출전 기회를 잡게 된 고승범.

그의 축구 인생을 완벽히 뒤바꾼 경기가 찾아왔다.

대전 코레일과 FA컵 결승 2차전에서 들려온 고승범의 선발 소식.

라인업만 듣고 수원 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고승범은 이 탄식을 곧 환호로 바꿨다.

이 경기 멀티골로 수원의 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MVP까지 따내며 수원 중원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2021년 역시 완벽한 주전 미드필더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작년 여름 김천 상무 입대 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급기야 올 초 대표팀 전지 훈련 멤버로 발탁되기에 이르렀다.

94년생 늦은 나이에 대표팀 첫 경험을 하게 된 늦깎이 신입생.

몰도바전에서 교체 투입되며 국가대표 데뷔전까지 치렀다.

불과 두 달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뒤늦게나마 큰 선물을 안겼다.

 

'doublek_hesb' 인스타그램
'doublek_hesb' 인스타그램

 

다만 정우영, 황인범 등 기존 주전 미드필더들의 입지가 굳건했던 상황.

이번 평가전에서도 소집됐지만 칠레전 2분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대표팀 소집 자체로 만족하는 게 아닌가 싶었던 순간.

이집트전을 앞두고 황인범, 정우영 등 기존 자원들이 모두 이탈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고승범에게 이집트전 선발 기회를 줬다.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팬들 앞에서 감회가 남달랐을 고승범.

오랫동안 준비했고, 단 한 번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중원에서 엄청난 존재감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경기 내내 자신의 모든 걸 보여주고 싶었던 고승범의 의지.

후반 이른 시간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이때까지 활약만으로 자신을 증명하기엔 충분했다.

이 활약으로 향후 월드컵을 앞두고 고승범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전망이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중원을 고민하던 상황에서 단비같은 존재다.

 

'doublek_hesb' 인스타그램
'doublek_hesb' 인스타그램

 

한때 1부리그에서 자리를 잃고 방출 위기까지 몰린 고승범.

포기하지 않고 찾아온 기회를 훌륭히 살려 국가대표 선발 데뷔전에서 맹활약까지 펼쳤다.

이제 더이상 꿈이 아닌 월드컵 멤버 포함.

물론 당장 국가대표 주전은 힘들지만 적어도 가능성을 올린 이집트전.

결과야 어찌 됐건 후회없이 모든 걸 토해내길 응원한다.

 

움짤 출처 : 1차 - 'Coupang Play' 중계화면, 2차 - 펨코 "김소정"님

평범함은 거부한다.

copy_cc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