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의 축구 인생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 전후로 나뉜다.
물론 K리그 팬들, 특히 대구 팬들이야 오래 전부터 알았던 선수다.
하지만 대중적으론 무명에 가까웠다.
그의 인생을 바꾼 건 지난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내내 선방 쇼로 대표팀을 구해냈다.
특히 독일전 활약은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이 활약으로 조현우는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이젠 누구라도 알아볼 조현우의 얼굴.
하지만 앞서 말했던 대로 과거엔 그렇지 않았다.
크아가 너무 하고 싶었던 무명의 조현우.
트위터에서 애타게 사람을 구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지금 구했다면 자유60번 서버 터졌을 거다.
한편 팀의 패배를 자신에게 욕해달라는 책임감까지.
심지어 스타가 된 후에도 조현우는 변함이 없었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직후 대구 FC 팬에게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 내용이다.
당시 이 메시지가 공개되며 여기저기서 그의 인성을 치켜올렸다.
참고로 이 메시지를 받은 팬은 조현우 신인 시절부터 응원했던 찐팬이라고 한다.
심지어 조현우의 무명 시절 일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과거 공항철도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한 축구팬.
그때 'KT 국대 트레이닝복'을 입은 전봇대 두 명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보니 축구선수 조현우와 김경민이었던 그들.
무명의 두 선수를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팬답게 이들을 알아보자 놀랐던 두 사람.
잠시 후 지하철이 오며 "일단 타고 얘기하시죠"라며 축구팬을 데려갔다.
인천공항에서 홍대입구까지 계속된 여정.
오히려 축구선수들이 "어떻게 알아봤냐, 누구 좋아하냐" 등 질문 세례를 가했다.
그렇게 홍대입구역에서 함께 내린 그들.
놀랍게도 자신들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팬에게 선물했다.
그 과정에서 조현우 져지를 받은 사연의 주인공.
훗날 집 근처로 대구FC가 원정을 오자 선물을 챙겨 경기장으로 향했다.
조현우를 만나 선물 전달에 성공한 축구팬.
하지만 잊고 편지를 집에 두고 와 "미안하다"고 했더니 조현우는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괜찮아요, 저 편지 보는 거 너무 좋아하는데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내줄 수 있을까요?"
그러자 "알겠다"고 대답한 축구팬.
집에서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조현우에게 다음과 같은 답장이 왔다.
조현우는 모든 팬을 하나의 인연으로 소중히 생각했다.
훗날 두 사람은 팬사인회에서 다시 재회했다.
놀랍게도 잠시 기억을 못하다 "아!" 하고 떠올린 조현우.
시간 다 됐다며 떠나라고 한 경호원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사람은 위치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조현우의 팬을 향한 마음.
무명 시절이나 지금이나 참으로 한결같다.
움짤 출처 : 중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