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0월,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사라고사의 맞대결.
불과 17세 4개월의 어린 유망주가 레알 마드리드 1군 데뷔전을 가졌다.
클럽 역사상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이 소년.
전설의 시작이 됐다.
이 어린 선수의 이름은 라울 곤잘레스.
데뷔 시즌부터 9골을 터트리며 스페인 축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처음엔 윙어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지시 하에 공격수로 변경하며 날개를 달았다.
1998-99, 2000-01 시즌 라리가 득점왕, 2000, 2001 시즌 2연속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엄청난 전성기를 구가하며 단숨에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으로 자리잡았다.
1999-00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상대 퍼거슨 감독의 "더이상 레알 마드리드가 두렵지 않다"는 도발.
라울은 "다시 그런 말 내뱉지 못하게 해주겠다"며 응수했다.
실제로 8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언행일치한 라울.
그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건 덤이다.
좀처럼 상상할 수 없었던 레알 마드리드와 라울의 이별.
하지만 시간이 흘러 레알 마드리드가 갈락티코 2기 정책을 시행하며 상황이 변했다.
이과인과 벤제마의 등장으로 급격히 잦아진 벤치행.
결국 2010-11 시즌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와 이별을 결심했다.
당시 라울을 향해선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공존했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던 나이.
라리가를 제외하고 전무했던 타 팀에서의 경험.
당시 은퇴를 준비하며 유종의 미 정도만 거둬도 성공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라울은 달랐다.
샬케로 이적한 이유가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위해서였기 때문.
사실 데뷔 후 7경기에서 침묵할 때만 해도 우려가 현실이 되나 싶었다.
실제로 그 당시 "퇴물 공격수", "원클럽맨이라 적응을 못한다"는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라울의 부진은 여기까지였다.
적응이 완료되자 곧바로 시동을 걸기 시작한 라울.
그 과정에서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득점 과정에서 하나같이 느껴지는 클래스.
심지어 데뷔 시즌부터 샬케의 챔피언스리그 4강 기적을 이끌기도 했다.
본인의 도전을 첫 시즌부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셈.
총 두 시즌 동안 자신의 클래스를 오롯이 선보였다.
그러자 샬케 팬들은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우리 레전드"라며 열광했다.
급기야 라울의 등번호 7번을 임시 결번으로 지정한 샬케.
불과 2년 뛰었음에도 샬케의 레전드가 됐다.
이후 알 사드와 뉴욕 코스모스를 거쳐 은퇴한 라울.
"클래스는 영원하다" 명제를 또 한 번 증명한 선수였다.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 2군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
훌륭했던 선수 시절처럼 감독으로도 빛나길 응원한다.
움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