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라 불려도 무방한 체흐.
그가 존재하는 동안 첼시 골문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대중들에겐 헤드 기어를 쓴 골키퍼로 흔히 인식됐다.
그가 헤드 기어를 쓰는 이유는 다른 거 없었다.
"난 헤드 기어를 다시 아플까봐 쓰는 게 아니다."
"팀의 골문을 지킬 수 없게 되는 것이 걱정돼 쓰는 거다."
팬들도 체흐를 사랑했지만 체흐 역시 첼시를 사랑했다.
과거 아스날 이적 후 첼시 원정에 왔을 때였다.
자기도 모르게 습관처럼 첼시 라커룸으로 향하던 이 모습.
그야말로 뼛속부터 첼시맨이었다.
은퇴 이후에도 체흐와 첼시의 동행은 이어지고 있다.
첼시의 테크니컬 디렉터와 골키퍼 코치를 겸했다.
그 과정에서 현재 주전 골키퍼 멘디 영입을 추진시켰다.
심지어 지난 10월엔 갑자기 골키퍼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어딘가 심상치 않았던 체흐의 몸상태.
농담처럼 하던 이 말은 기어코 현실이 됐다.
첼시가 올 시즌 EPL 25인 명단에 체흐를 포함시킨 것.
코로나로 인한 예방 차원이었지만 흔치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2군 경기에 한 차례 나서기도 했다.
여러모로 은퇴 이후 활동 범위가 더 넓어진 체흐의 모습.
종종 선수들과 함께 훈련도 하는 등 몸관리에도 힘썼던 체흐.
그런 체흐에게 최근 답답한 상황이 펼쳐졌다.
구단 보드진 차원에서 슈퍼리그 참여가 결정된 것.
결국 팬들의 분노는 폭발하고 말았다.
첼시 팬들은 브라이튼전을 위해 입장하던 구단 버스를 막아섰다.
그러자 팬들 앞에 직접 나선 체흐.
"제가 처리할게요. 팀 버스만 안으로 들여보내주세요!"
"시간을 조금만 더 부탁드립니다!"
애처롭게 팬들을 향해 호소한 체흐.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체흐에게 일부 팬들은 다음과 같이 외쳤다.
"야, 이 배신자 새X야!!!!"
배신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었던 체흐의 커리어.
심지어 슈퍼리그 역시 체흐는 전혀 모르고 있던 일이다.
졸지에 배신자 소리까지 들으며 수모를 당한 셈.
이 사태 직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첼시가 결정한 슈퍼리그 탈퇴.
그 과정에서 체흐의 마음엔 상처만 남았다.
움짤 출처 : 락싸 "Azpi", "V.드라고미르"님, 첼시 인스타그램, 'Chelsea FR'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