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박지성은 성실함의 아이콘이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피를로를 모기처럼 따라다닌 경기는 워낙 유명하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를 내렸다.
"피를로가 화장실에 가더라도 쫓아가라."
그리고 박지성은 그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비단 피를로 뿐 아니라 박지성의 활동량은 매 순간 빛났다.
그렇게 현역에서 물러난 박지성.
맨유 레전드로 자선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실전이 아닌 레전드 매치에서도 현역 시절 버릇이 그대로 나왔다.
지난 2017년 열린 바르샤와 맨유의 레전드 매치.
그 경기서 네덜란드의 싸움닭으로 불렸던 다비즈와 수차례 맞대결했다.
이벤트 경기임에도 결코 그냥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다비즈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끝까지 따라다녔다.
현역 시절 박지성의 최대 장점이 이벤트 매치에서까지 튀어나왔다.
피를로를 따라다니던 그 모기 수비가 연상됐다.
좀처럼 공간을 허용하지 않던 박지성.
하지만 문제는 다비즈 역시 마찬가지 마음가짐으로 임했단 것.
박지성이 볼을 잡을 때면 끝까지 따라붙었다.
100%는 아니지만 현역 시절 싸움닭으로 불렸던 명성이 그대로 느껴졌다.
끝까지 박지성을 쫓아가 끈질기게 수비까지 해낸 다비즈.
서로를 존중하는 하이파이브까지.
두 사람에겐 레전드 매치가 아닌 챔스 결승이었다.
다비즈의 거친 숨소리에서 오늘 경기를 임하는 자세를 알 수 있었다.
그들만의 챔스 결승은 결국 다비즈가 교체 아웃되며 종료됐다.
다른 선수들에겐 자선 경기였지만...
적어도 박지성과 다비즈에겐 챔스 결승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이상 이 모습을 보긴 힘들 전망이다.
박지성의 몸상태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
"무릎 상태가 안 좋아 병원에 갔다."
"앞으로 축구 절대 하지 말라더라."
"레전드 매치에도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
현역 시절 박지성의 무릎은 남아날 길이 없었다.
갑자기 숙연해지는 박지성의 몸상태.
최근엔 축구 대신 싸이클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종종 레전드 매치에서까지 우리를 즐겁게 했던 박지성.
한편으론 박지성의 플레이를 더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그래도 박지성은 언제나 최고였다.
움짤 출처 : 락싸 "hellostranger", "Seoul&liv"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