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이라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
과거 브라질 월드컵 당시 만남을 가졌던 한국 축구계의 전설.
차범근과 히딩크 감독이 만났다.
이름만 들어도 설렐 만한 두 사람의 접선.
시작은 훈훈했다.
그리고 이어진 두 사람의 과거 회상.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네덜란드 대표팀을 얘기했다.
베르캄프를 포함해 훌륭한 팀이었다며 운을 뗀 히딩크 감독.
그런데 우리 세대라면 여기서 이상한 걸 눈치챘을 거다.
하필이면 당시 네덜란드에게 0-5로 패했던 우리 대표팀.
그때 대표팀 감독이 바로 차범근.
네덜란드 대표팀과 패배 후 월드컵 도중 경질이라는 희대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자 묵직하게 한마디를 날린 차범근 감독.
"그때 저를 정말 힘들게 하셨어요."
이제야 히딩크 감독이 떠올린 그때의 기억.
"아차차....!!!!!"
이때부터 여실히 표출된 당황스러움.
두 사람 모두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그 어느 때보다 호탕하게 웃고 있는 히딩크 감독.
하지만 빨개진 얼굴에서 숨길 수 없었던 극도의 당황스러움.
이를 본 차범근 감독 역시 그저 웃을 뿐.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다.
의도치 않게 떠오른 과거의 아픔.
히딩크 감독은 이내 편집을 요청했다.
이렇게 보면 인생 참 모른다.
훗날 두 사람이 한국 축구의 전설로 다시 만날 거라 예상이나 했겠는가.
지난 일이라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
사실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 가슴 벅찬 그림이다.
움짤 출처 : 'SBS'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