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아쉽게 빗셀 고베에 패한 수원 삼성.
패했지만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한 경기였다.
그와 동시에 빗셀 고베의 4강 상대는 울산 현대.
전력, 체력 등 많은 요소를 고려했을 때 울산이 유리한 경기였다.
동시에 리그와 FA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풀어야 했던 울산.
고베전은 결승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
상대는 이니에스타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등 호재도 따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후반 초반 이른 선제골을 허용한 울산.
설상가상 후반 중반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그 순간 벤치에 있던 이니에스타의 반응은 행복 그 자체.
밝게 웃으며 팀의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이니에스타의 기쁨은 잠시였다.
이내 VAR 결과 득점 과정에서 고베의 공격자 반칙이 선언됐다.
그야말로 지옥에서 구사일생 돌아온 울산.
후반 막판 기어코 윤빛가람의 슈팅이 비욘 존슨을 맞고 동점골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올라간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
시간을 고려했을 때 울산 입장에선 너무도 치명적인 판정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또 한 번 VAR이 울산을 살렸다.
판독 결과 울산의 득점이 인정된 것.
그렇게 경기는 연장 승부로 이어졌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지친 고베의 정신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연장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홍철의 수비 미스를 틈타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더글라스의 너무도 이타적인 플레이.
결국 절호의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그 순간 이니에스타는 아까의 웃음을 잃고, 샷건을 치기에 이르렀다.
"아이고, 메시야.... 보고싶구나..."
그리고 고베의 이 미스는 결과적으로 울산에게 크나큰 기회가 됐다.
연장 후반 막판 골키퍼와 경합하던 주니오가 PK를 얻어낸 것.
종료 직전 사실상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골무원 주니오가 키커로 나섰다.
이후 너무도 깔끔하게 성공시킨 PK.
울산의 결승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반면 이니에스타는 그 순간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도 반짝거렸던 이니에스타의 광활한 머리.
그렇게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울산.
리그와 FA컵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체절명의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이란의 페르세폴리스와 맞붙게 될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과연 이번은 준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움짤 출처 : 펨코 "오란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