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하면 대부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게임 FM.
매번 욕하면서도 어느 순간 컴퓨터를 켠 뒤 FM 돌리고 있는 내 자신.
그렇다고 그래픽이 특출난 것도 아니다.
매번 X망겜이라 욕하면서도 좀처럼 끊을 수가 없다.
심지어 이혼 사유로도 등장했던 FM.
나 뿐 아니라 축구 좋아하는 브로들도 제법 많이 즐길 거다.
FM을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유망주 육성, 하부리그 팀 유럽 챔피언 만들기 등.
물론 지금 소개할 사연과 같은 특별한 방식도 있다.
이 사람의 FM 즐기는 방법은 다소 독특하다.
유스 팀 출신 선수를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게 한 뒤 은퇴시키는 것.
참고로 이 선수의 포지션은 골키퍼다.
심지어 30세가 된 시점에도 공식경기 출전은 없다.
젊은 시절 5+3년 노예계약이 아직까지 그의 발목을 잡는 중이다.
이 계약에 발목이 잡혀 이적 요청도 무용지물.
당연히 성인 팀 우승 커리어는 전무하다.
30세 나이에 U-23 주장직을 수행하는 이 선수.
대학교 졸업생이 학생회장 맡는 꼴이다.
그러더니 이 선수가 은퇴를 선언할 때면 이 유저는 사탄보다 더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평생 리그 데뷔전을 위해 골키퍼 훈련에 임했던 이 선수.
삶의 의지가 무너지도록 데뷔 경기이자 은퇴 경기에 공격수로 출전시키겠단다.
개인적으로 본 FM 유저 중 가장 악랄한 사람이었다.
아무튼 FM을 즐기는 방식은 이토록 다양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중요 경기.
비록 방구석에서 하는 거지만 집중력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뺨친다.
그때가 되면 대부분 유저들에게 꼭 나오는 명장병.
평소처럼 수석코치한테 전술 맡기면 되는데 내가 직접 지휘하기 시작한다.
어디서 배운 뒤 한 번도 안 써본 전술 들고 나온다.
꼭 초반 풀경기 시청은 필수다.
그러다 지루해서 주요 장면으로 전환하는 건 국룰.
그러다 아다리로 이상한 실점하면서 멘탈 사라진다.
화는 나는데 아직 경기는 안 끝났다.
전반 라커룸 때 화도 안 내고 애매한 대화로 우리 선수들에겐 영향 1도 못준다.
후반 들어 공격적으로 나가지만 역시 효과는 없다.
좀처럼 우리 팀 주요 장면이 안나오자 초조해지는 내 자신.
후반 들어 풀경기로 바꾼다.
하지만 이미 경기는 말아먹은지 오래.
회심의 버러지 교체 카드로 명장병 발동하지만 꼭 이 선수에게 결정적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화끈하게 날려먹는 교체 선수.
결국 시상식 관람 후 라커룸 대화에서 온갖 분노를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매치 엔진 탓은 국룰이다.
이적시장에서 선수단 갈아버리는 것도 국룰.
디테일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브로들도 경험했을 상황이다.
왜 중요한 상황이면 쓸 데 없는 명장병이 발동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끝없는 매치 엔진 핑계.
그래도 매치 엔진 탓은 어쩔 수 없다.
무슨 게임을 하더라도 매치 엔진 핑계조차 대지 않으면 내 자신이 견딜 수 없다.
이렇게 욕하면서도 다시 자리에 앉아 명장이 되는 내 자신.
인생은 실수의 연속이다.
움짤 출처 : 펨코 "스쿠데토", "문소리", "대가리깨져도날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