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년이 된 헨더슨과 리버풀의 동행.
처음까지만 해도 지금의 헨더슨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헨더슨이 리버풀에 입단한 건 2011-12 시즌.
당시 선더랜드의 떠오르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헨더슨.
나이도 21세였고, 잉글랜드 국적까지.
여러모로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헨더슨이 입단한 시기는 곧 리버풀의 암흑기와도 직결됐다.
헨더슨은 다우닝, 아담, 캐롤과 함께 묶여 사황이라 불릴 정도였다.
좀처럼 꿈도 희망도 없었던 리버풀의 미래.
설상가상 제라드마저 떠나며 리더의 부재까지 찾아왔다.
그 상황에서 리버풀이 선택한 주장은 헨더슨.
제라드의 후계자, 달리 말하면 전임자 제라드의 뒤를 이어야 하는 자리.
초반까지만 해도 리버풀 팬들은 곧 제라드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다.
헨더슨에겐 전임자의 벽이 너무도 무거웠던 시기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기 시작한 헨더슨의 경기력.
그와 동시에 리더십까지 돋보였다.
한때 암흑기였던 팀은 클롭 감독 입성과 동시에 황금기로 돌아섰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꿈에 그리던 리그 우승까지.
헨더슨이 마침내 전임자의 그늘을 지워낸 순간이었다.
리버풀 팬들에겐 단순히 주장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헨더슨.
힘든 암흑기 시절과 황금기를 모두 함께 보낸 주장이었다.
적어도 노년이 될 때까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균열이 가기 시작한 헨더슨과 리버풀 사이.
이는 리버풀 보드진 FSG의 운영 철학과도 관계가 있다.
나이 많은 선수보다 유망주를 육성하겠다는 그들의 신념.
헨더슨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어느덧 31세가 되며 계약 만료 시점인 2년 뒤 33세가 되는 헨더슨.
FSG 측에선 단기 계약만을 제시했다.
헨더슨 입장에선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닌 상황이다.
더이상 구단이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걸 체감하고 말았다.
한편 PSG와 AT마드리드 등 명문 클럽들의 구애도 이어지는 상황.
헨더슨은 이대로면 올 여름 이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버풀 팬들이 화가 난 이유는 확실하다.
단순히 헨더슨에게 무조건 고액의 주급을 달라는 게 아니다.
헨더슨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의 리버풀이 있게 한 주장을 너무도 쉽게 내치려 하는 모습 때문이다.
과거 비슷한 문제로 구단을 떠나야 했던 전임자 제라드.
리버풀 팬들은 다시 한 번 그때의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
암흑기부터 황금기까지 함께 한 주장 헨더슨.
이대로 홀대하기엔 해준 게 너무나도 많다.
움짤 출처 : 1차 - 'SPOTV' 중계화면, 2차 - 펨코 "오란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