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같이 보러 갈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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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같이 보러 갈래?' 인터뷰
  • 발행 2014.11.26
  • 조회수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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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혼자 가서 영화를 보면 몰입을 할 수 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 때, 그 때마다 나오는 장면들에 대해서 느낀 점들을 주변 사람과 나눌 수가 없다는 점이다. 하물며 영화가 그러한데, 축구장에 혼자서 가면 더욱 그러하다. 혼자서 본 장면들에 대해서 소리를 지르고 나면 스스로 씁쓸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K리그 팬들은 그런 것이 못내 아쉽다.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경기를 보러 가자고 하면 "K리그를 보냐"며 거절당하기 일쑤다. 그 와중에 'K리그 같이 보러 갈래?' 라는 페이스북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리그를 좋아하는데, K리그를 좋아하는 주변 사람이 없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절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름이다. 어느덧 2400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큰 규모의 그룹이 된 'K리그 같이 보러 갈래?'의 운영자인 한요한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양재역 부근의 한 식당에서 진행되었다.


이지수(이하 ''): 안녕하신지? 선선하니 참 좋은 계절이다.


한요한(이하 ''): 날씨가 참 좋다. (인터뷰는 10월 중에 진행되었다. )


: ‘k리그 같이 보러 갈래?’라는 이름이 K리그를 좋아하는데 같이 볼 사람이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말 잘 대변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이 그룹을 만들게 되었는가?


: 원래 SNS 관련 업체에서 일을 했었다. ‘돈의맛’이라든가 여러가지 SNS 관련 광고가 초창기일 때다. 페이스북을 통한 피드에 관심이 많아지고 축구도 원래 좋아하는데 K리그를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K리그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 보고 싶어서 만들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 같이 보러 갈래?'를 통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선수들도 많이 가입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속에 이 그룹에 가입한 김병지 선수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 같이 보러 갈래?'를 통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선수들도 많이 가입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속에 이 그룹에 가입한 김병지 선수도 보인다.

 

 

 

 

 

 

 

 

: 그룹 대표사진이 장예원 아나운서다. 혹시나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

: 전혀 관련이 없다. 그냥 좋아서 해 둔 것이다. 장예원 아나운서 예쁘지 않은가? 무단 도용이다(웃음). 한 번 장예원 아나운서가 우리 그룹에 인사말을 남겨만 준다면 우리 그룹에게는 정말 큰 영광일 것 같다. 회원수가 그래서 회원 수가 만명이 되면 현수막을 만들 예정이다(웃음)

 

 

 

 

 

 

 

 

 

 

: 매우 아쉽다. 혹시나 관련이 있다면 꼭 좀 야축매거진에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인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장예원 아나운서 효과 덕인지 회원수 증가에 도움을 더 받는 것 같다.

: 안그래도 며칠 전에 대한민국에 있는 K리그 관련 그룹 가운데서 이제는 우리도 회원수가 꽤 되더라(웃음).

 

 

 

 

 

 

 

 

: 잡설이 길었다. 죄송하다. 축구는 언제부터 보게 되었고 K리그에서 어떤 팀을 좋아하는가?


: 2007년부터 FC서울 경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원래 상암 주변에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서울 팬이기는 하지만 엄청난 열정적 서포터까지는 아니다 ^^; FC 서울팬혼자 심심하게 보러 다니다가 정말 제목 그대로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어서 만들었다. 제목을 귀엽게 짓거나 한 것이 아니다. 정말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그랬다.

가끔 정말 좋은 것들은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 K리그를 가서 보는 것도 직접 가서 느끼지 않으면 느끼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 (사진-광고캡쳐) 가끔 정말 좋은 것들은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 K리그를 가서 보는 것도 직접 가서 느끼지 않으면 느끼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 (사진-광고캡쳐)

: 맞다. K리그를 보러 가자고 하면 ‘무슨 소리냐’하는 답을 듣기가 쉽다. 참 재미있는데 아쉽다. 산수유도 아니고 말이다. 참 재밌는데 정말 재미있는데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


: 솔직히 야동말고축동이나 남자라면축구지 같은 페이지가 인기를 끌면서 엄청나게 많은 축구관련 컨텐츠를 업로드하는 페이지가 많이 생겼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그 컨텐츠의 절대 다수가 해외축구, 유럽 축구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K리그 관련해서는 그런 곳이 없다시피 하다 보니 그러한 점에서도 국내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처음에 생각한 커뮤니티의 규모는 어느 정도였는가?


: 올 8월에 ‘K리그 같이보러 갈래’를 만들 때는 500명만이라도 우리 그룹에 관심을 가져주면 고맙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만들고 나니 사람들이 가입하게 만들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동영상을 올리려니 동영상을 어떻게 다운 받는지도 몰라서 다운 받는 법부터 공부를 했다. 그랬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가입을 해주었다. ‘아 K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생각에 약간의 감동도 느꼈다. 어떻게 하다가 1800명(10월 당시의 수, 현재 2300명)이나 모였다. 잘 모르겠다 솔직히 ㅋㅋㅋ

K리그 같이 보러 갈래? 의 첫 벙개. 서울과 웨스턴 시드니의 ACL 경기. 4명이 모였다고 한다. K리그 같이 보러 갈래? 의 첫 벙개. 서울과 웨스턴 시드니의 ACL 경기. 4명이 모였다고 한다.

: 대단하다. 막 사람들이 모이면서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 한 번 정말 가슴이 벅찬 적이 있었다. 나를 포함 총 4명이 페이지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직관을 간 적이 있다. 1명 정도? 나올 줄 알았는데 무려 3명씩이나 나와주셨다. 벅찼다.


: 모인 이들의 연령대는 어땠는지?


: 20살 대학생 1명하고 나와 동갑인 사람 2명이 모였다.


: 20살 대학생이 혼자 뻘줌했을 것 같다.


: 아니다. 축구로 하나되어 참 재미지게 경기를 봤다. 그룹을 만든 정말 본질적 목적을 달성했다. 경기를 관람하면서 그룹을 만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던 게 서울과 수원 팬 사이가 안 좋은 편이지 않느냐. 그 경기가 서울과 웨스턴시드니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였다. 그런데 한 분이 수원에 사시고 수원 서포터신데 K리그 팬으로서 응원하러 오셨다. 그리고 N석에서 함께 경기를 봤다. 그래서 불편하진 않으신지 여쭈었더니 괜찮으시다고 하셨다. 짜안했다.


: 이 그룹이 본격적으로 커지는데 활동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 일단 지역별로 그룹 멤버들끼리 정모를 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서로 지역별로 만나서 K리그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런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다. 그래서 1만, 2만 명 규모로 커진다면 각 지역의 관리자를 뽑아서 그들에게 권한을 주고 싶다. 이를테면 경남에서 30R가 열린다면 경남지역 관리자가 같이 보러 갈 사람들을 모아서 가는 거다.


: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


: 잘 되면 좋겠다. 우리나라 리그도 충분히 잘 될 수 있다. 이 그룹을 통해서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먹을 거 나왔으니 한 잔 하자.


: 안그래도 맥주 한 잔 하자고 올린 것을 봤다. 생각보다 페이스북에 고등학생들이 참 많던데 놀라웠다.


: 그건 떡밥 던져본 거다. (웃음) 50% 언저리가 중고생이다. 그래서 그룹의 규칙을 어떻게 정할 지가 고민이다. 싸워도 내버려 둘 것인가 아니면 딱 통제를 할 것인가의 문제 말이다. 그래서 정하기를 좀 통제된 토론만을 허용하기로 했다. 물론 막 자유로운 토론은 안될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토론을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맨날 이것만 보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싸우는 것 마다 통제는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웃음)

이 분이 바로 'K리그 같이 보러 갈래?'의 운영자 한요한씨다. 이 분이 바로 'K리그 같이 보러 갈래?'의 운영자 한요한씨다.

? 대화를 나누는 내내 'K리그 같이 보러 갈래?' 그룹에 대한 한요한씨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관리를 하면서 팬들끼리 갈등이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나 더 고민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 전체를 진행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 그룹이 커져서 K리그 전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룹을 키우고자 하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와 함께 인터뷰가 계속 진행되었다.


: 이야기를 듣다가 느낀 것인데, 축구를 참 사랑하시는 것 같다.


: 나중에 직장 다녀보면 알겠지만 살면서 무언가를 분출할 곳 이 많지가 않다. 일어나면 바로 출근해야 하고 퇴근하면 바로 자야 한다. 요즘은 이 그룹을 관리하다 보니 하루 종일이 축구다. 짬이 날 때마다 그룹에 올라온 것들 확인하고 올릴 것들 확인한다. 그리고 주말은 풋살클럽에서 축구하고 축구를 본다. 삶이 행복하다…허허허


: 결혼 안하..셨…안하신 것 같다.


: 이렇게 사는데 결혼은 커녕 연애도 못하는 스케줄이다. (웃음) 결혼을 안하니 이렇고 놀러다니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상형이 축구 좋아하는 여자다. 얼굴이 별로여도 축구를 좋아한다고 하면 호감이 확 생긴다.


: 솔직히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 예쁜 여자가 더 좋지 않느냐..


: ㅋㅋㅋㅋㅋㅋ 말이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지금 마음으로는 축구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서 같이 축구 경기들을 보러 다니고 싶다.


: 연애와 축구, 참 함께 병행하기 어려운 일들인 듯 하다. 다시 그룹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룹 내에 회사원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던데?

: 사실 K리그 경기장에 직장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야구처럼 퇴근하고 보러 가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 그건 축구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직장인들이 아까 말했듯이 감정을 분출할 곳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가 더 크다. 사람들의 삶에 재미를 불어 넣어주고 싶다. 유럽의 축구가 노동자들의 스포츠로 발전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꽤 오래 걸려야 정착될 문화인 것 같다.


: K리그 팬들끼리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나오는 컨텐츠도 좋지 않은가?


: 다음이나 네이버 뉴스 기사 가운데 호날두 관련 기사가 뜨면 꼭 덧글에 ‘호퀴’와 ‘메퀴’들이 싸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상하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별명들이 탄생하고 스타선수에 대한 팬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것처럼 우리 그룹을 통해 K리그 관련한 재치 넘치는 도발과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갔으면 한다. ‘맹구충’, ‘로또풀’ 이런 이름들로 싸우면서 놀이가 되면서 더 재미가 생기지 않는가 말이다. 하지만 축구 전체로 보면 요즘에 인기가 많은 ‘축구좀아는애들’이라는 페이지처럼 우리 그룹도 그렇게 되어가면 좋겠다. 그 페이지를 보면 진짜 따끈따끈한 해외축구 관련 정보들이 많다. 이를테면 ‘PSG는 루니에게 얼마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런 것들 말이다. k리그 같이보러갈래 버전이라면 ‘수원은 김태환에게 얼마를 제시할 계획이다’하는 식이다.


: 그런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K리그 같이 보러 갈래?’ 그룹의 관리자로서, K리그 팬으로서 가장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


: 관리자로서, 일단 그룹 멤버 수가 2만 명 정도가 되었으면 한다. 앞서 말한 대로, 지역 별 관리자를 따로 두고 그 안에서 국내 축구 경기들을 보러 다닐 커뮤니티가 조직 되면 좋겠다. 그리고 활발하게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2050년까지 전 경기가 매진되는 K리그가 되었으면 한다. 거기에 ‘K리그 같이 보러 갈래?’가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 (웃음).


?K리그 같이 보러 갈래? 의 번영과 K리그 의 발전을 동시에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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