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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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다. (영상)
  • 발행 2014.09.22
  • 조회수 2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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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소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람반장' 람파드의 이적이다. 첼시에서 2001년부터 무려 13년을 뛰며 첼시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람파드는 미국 MLS의 신생팀인 뉴욕시티FC에서 구단주가 같은 맨시티로 임대되었다. 리그에서 친정팀인 첼시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전의 인터뷰에서 "첼시와의 경기에는 스쿼드에 포함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지만 맨시티의 페예그리니 감독은 "람파드는 맨시티의 선수다. 따라서 모든 경기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람파드를 기용할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한국시간 22일 열린 맨시티와 첼시의 경기에 람파드가 출전했고 골을 기록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 13년 동안 뛰었던 친정팀에 대한 예의로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았다. 경기 후의 인터뷰에서 람파드는 "감정이 복잡하다"라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세레모니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의의 수준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다 골을 넣고도 세레모니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사례들을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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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죄송함다~' 형 - 호날두

람파드와 같은 유형이다. 호날두는 12/13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맨유를 상대로 1, 2차전 모두 골을 기록하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 와중에 골을 넣고 아무런 세레모니도 하지 않았다. 2003년부터 6년간 몸담았던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전 여친을 만나고도 쿨하게 지나가는 듯한 느낌의 침묵? 세레모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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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친정팀 관중 도발형 - 아데바요르

"아스날이 나를 쫓아냈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전 소속팀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던 아데바요르는 맨시티로의 이적 후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다. 이 세레모니는 마치 점심시간 급식실을 향해 뛰어가는 학생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빨리가서 놀려먹어야지"하는 열망이 만들어낸 엄청난 주력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중에 아스날 팬들이 부모에 대한 욕을 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참 대단한 멘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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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러니까 날 잡았어야지' 형 - 테베즈

09/10 시즌 칼링컵 4강 1차전에서 맨체스터 더비가 성사되었다.? 맨유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테베즈가 두 골을 넣었다.? 두 골 모두 세레모니를 맨유 벤치 앞에서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맨유에 있을 때 완벽한 주전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점과 자신을 붙잡지 않은 점에 대한 복수였다. 특히 이 세레모니를 보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얼굴이 벌개져서 껌만 엄청난 속도로 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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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골 넣어서 미안해 흐규흐규' 형 - 바티스투타

피오렌티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 유명한 바티스투타가 로마로 이적한 후에 터트린 골이다. 멋진 골을 넣고도 이 형, 울었다. 10년 동안 사랑했던 팀인 피오렌티나에게 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바티스투타는 "로마가 이기기를 바랐지만 내가 골을 넣지 않고 이겼으면 하고 바랐다." 고 말했다.


 

 

0000026645_c '서울의 심우연은 죽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심우연 (사진= 전북현대모터스 홈페이지)

5. 자살형 - 심우연

FC 서울에서 뛰던 심우연은 2010 시즌의 시작과 함께 전북으로 이적한다. 그리고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자살'세레모니를 펼친다. 의미인 즉, 서울 팬들에게 '너네가 알던 서울의 심우연은 죽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심우연의 골로 전북은 6년만에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깨고 서울을 상대로 승리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경기가 바로 '티아라 더비'라는 점이다. (FC서울의 홈경기에 등장한 티아라가 전북의 색인 형광색 옷을 입고 왔다. 그 이후로 서울과 전북의 경기를 '티아라 더비' 혹은 '의지더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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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이고 의미 없다' 형 - 손흥민

골 넣으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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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US* 다 막아주마 형 - 쿠르투와

첼시 소속으로 AT마드리드로 임대중이던 쿠르투와가 13/14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친정팀 첼시를 만났다. 친정팀의 공격들을 수차례 믿기지 않는 선방으로 막아내며 AT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치 선동렬이 등판한 경기는 재미없었다는 것처럼, 첼시 선수들도 참 그날 축구 재미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쿠르투와는 브라질에서도 대한민국의 공격을 다 막아내며 야축동 브라질 원정대의 마음도 울렸다. 나쁜 사람... (<야축동이간다 2014 BRAZIL WORLDCUP> 브라질 월드컵, 그 축제의 한복판에서)


 

 

?이적한 후에 만나는 친정팀에게 드는 감정은 어떤 것일지 참 궁금하다. 새 여친과 손잡고 걷다가 전여친을 마주친 순간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이런 여러 종류의 세레모니들을 보고 있자니 어떤 선수는 슬픔까지도 느끼는 것 같고 어떤 선수는 무덤덤해 하며 어떤 선수는 기뻐 날뛰고 또 어떤 선수는 그 전까지의 자신이 죽었다고 까지 표현한다. 보통의 경우에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하는 것이 예의라지만 예의를 깨트리고 보여주는 세레모니들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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