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한 바탕 찍은 안산 FC의 좌충우돌 라이베리아 대표팀 차출 선수 보내기 스토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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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한 바탕 찍은 안산 FC의 좌충우돌 라이베리아 대표팀 차출 선수 보내기 스토리 ㅋㅋㅋ
  • 유스포
  • 발행 2018.09.29
  • 조회수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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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리그2 안산 FC에는 외국인 용병 선수 코네가 있다. 이 선수는 라이베리아 출신으로 최근에 있었던 라이베리아 국가대표팀 A매치명단에 차출이 되었다. 그런데 국가대표 소집이 되면 그냥 선수만 보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재밌는 에피소드가 안산 그리너스 FC에서 벌어졌다.

안산 그리너스 FC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신생구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대표 차출 선수를 배출해낸 경험이 아직은 많지 않은 팀이다. 그렇기에 안산 그리너스 팀 구단 직원들 또한 아직 이러한 업무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안산 그리너스 FC 구단 사무실에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에서 공문이 하나 왔는데 바로 라이베리아 축구협회로부터 온 것이었다. A매치 기간에 앞서 안산 그리너스 FC의 코네를 차출한 것인데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공문에는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와 맞붙게 될 상대 국가 2개가 적혀있었다. 그런데 여기 상대 국가 2개에는 국가 이름이 아닌 동물 이름들이 적혀있던 것이다. 때문에 안산 그리너스 FC 구단 직원들은 그냥 단순한 프로팀과의 평가전 같다며 보내줘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안산은 당시 연패중이어서 더 신중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동물 이름으로 적혀있던 국가들은 프로팀이 아니라 진짜 국가였던 것이다. 동물이름으로 적혀있던 The Leopards(더 레오파즈), Super Eagles(슈퍼 이글스)는 각각 콩고민주공화국과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애칭이었던 것이다.

코네는 결국 라이베리아로 돌아가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재밌는 일화가 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예선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코네는 이후 평가전 경기였던 나이지리아 경기에서도 교체 명단에 포함되었다. 안산 그리너스 FC 구단 직원들은 코네가 활약을 하여 팀의 홍보가 되기를 바랬기 때문에 선발과 교체 명단을 꼼꼼히 확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선발명단을 확인하다 한 구단 직원이 놀랐다. "조지 웨아가 왜 여기에 있어?" 하고 말이다. 라이베리아 선발 명단에 라이베리아 대통령이자 전 세계 축구 전설인 조지 웨아가 이름이 올랐던 것이다. 라이베리아 축구협회가 나이지리아전은 평가전이라고 안산 구단에 보냈지만 알고보니 조지웨아의 기념 경기 겸 평가전이었던 것이다. 안산 FC의 코네는 이날 후반 교체 투입되어 15분 가량 경기를 뛰었는데 조국의 영웅이자 대통령인 조지 웨아와 함께 뛰는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경기까지 마친 이후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코네가 비행기 문제로 예정되었던 복귀일에 복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라이베리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시간은 40시간이 넘는데 그 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출발할 경우 시에라리온 룽기 공항으로 이동한 이후 비행기를 타고 파리와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인천으로 온다고 한다.

그렇게 우여곡절 돌아온 코네는 안산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반가울 수 없었다. 그런데 돌아온 코네가 가지고 온 것은 바로 감기였다. 문제는 하필 코네가 돌아왔을 때 한국은 질병 문제로 술렁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비상 체제에 돌입했고 중국에서는 치사율 100%라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등장했다. 코네를 본 순간 구단 관계자들의 머릿속은 불안함에 가득 찼다. 만일 메르스라면 코네는 당장 격리되어야 했다.

구단 관계자는 급하게 코네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 후 검진을 받았다. 코네가 만일 메르스 환자라는 것이 판명되면 단순한 전력 손실 뿐 아니라 안산 구단의 모든 시설에 방역 작업까지 해야 할 수 있었다. 그 때 담당 의사는 구단 직원들에게 코네의 상황을 한 줄로 정리했다. "감기에요, 잘 먹고 잘 쉬면 됩니다."라고 말이다.

여기까지가 안산 그리너스 FC의 첫 외국인 국가대표 배출기 이야기라고 한다. 좌충우돌 이야기로 아마 당시에 있었던 구단 직원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경험을 했을 것이다. 코네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재밌는 스토리가 K리그에 숨어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출처: 스포츠 지니어스, 라이베리아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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