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27일 인도네시아전 콜드게임승에도 잔뜩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전날 대만전 1-2 참패의 충격이 채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겨도 웃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투수 정우람, 내야수 김하성·오지환이 장염 증세를 보여 전력에 비상이 걸린 점도 선 감독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개최국 인도네시아에 15-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과 백업 유격수 오지환이 한꺼번에 장염 증세로 전력에서 빠진 탓에 이날 유격수로 나선 8번 타자 황재균은 연타석 홈런포를 가동하며 3타수 2안타 5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한국은 선발 박종훈(3이닝 무실점)에 이어 최원태, 임기영이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경기 뒤에 만난 선 감독은 "선발 박종훈에게 3이닝을 던지게 한 뒤 슈퍼라운드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짧게 1이닝씩 던지게 했다"며 최원태, 임기영의 슈퍼라운드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타선 쪽에서는 김현수, 손아섭이 아직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내일 홍콩전까지 마치고 슈퍼라운드에 들어가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선 감독의 고민은 다른 곳에 있었다.

투수 정우람, 내야수 김하성·오지환 등 세 선수는 장염 증세로 이날 경기장에도 나오지 못했다.

선 감독은 "세 선수가 갑자기 고열과 설사로 선수촌에서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 걱정"이라며 "세 선수가 슈퍼라운드에 합류할지 못 할지 미지수"라고 했다.

이어 "고열이 39도에 이른다. 설사 증세까지 보인다"며 "얼음이나 음식, 특히 채소를 먹고 장염 증세가 온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선 감독은 주루 도중 살짝 발목을 다친 듯 보였던 김현수에 대해서는 "트레이너 파트 말로는 심한 게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김하성, 오지환이 빠지면서 유격수를 볼 선수가 없었던 대표팀은 할 수 없이 3루수 황재균을 유격수로 돌리고, 2루수 안치홍에게 3루수를 맡겨야 했다.

선 감독은 "현재 장염 증세를 보이는 세 선수가 슈퍼라운드까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면 이 방식대로 가는 수밖에는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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