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주장 기성용은 왜 '거짓말쟁이'라는 단어를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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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장 기성용은 왜 '거짓말쟁이'라는 단어를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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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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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성용

스스로 경고 던지며 대표팀 독려


(레오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자신의 100번째 A매치였던 지난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 전반전을 마치고 왼쪽 팔에 두르던 주장 완장을 집어 던졌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플레이에 화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의 센추리클럽 가입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정작 기성용의 눈은 자신보다 대표팀에 맞춰져 있었다.

기성용은 대표팀이 보스니아에 1-3으로 완패하자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소집해 수십 분 동안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무슨 말을 했나'는 질문에 "남자답게 하자고 했다"고 짧게 말했다.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입성한 뒤에도 기성용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있었다.

그는 4일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십 수 분 동안 이야기했다.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던 선수들은 기성용의 따끔한 질책에 고개를 숙였다.

주장 기성용은 여전히 걱정에 차 있는 눈치다.

대다수 선수는 인터뷰에서 "잘 준비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교과서적인 답변을 하고 있지만, 기성용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기성용은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이제껏 숨겨왔던 본인의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그동안 팬들께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해달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마음이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계속된 평가전에서 기대치를 밑도는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는 말이었다.

그는 "사실 선수들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도 말했다.

기성용은 사상 최초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8강을 목표로 걸고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 선수다.

월드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개막 목전에 어떤 모습을 완성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기성용은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마지막 공개 평가전에서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책임을 '거짓말쟁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솔직하게 고백한 것이다.

대표팀은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을 치른 뒤 러시아에 입성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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