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는 MB가 한국 축구에 끼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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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할 수 있는 MB가 한국 축구에 끼친 영향
  • ikhan
  • 발행 2018.03.24
  • 조회수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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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소설 한?편 씁니다.

4년마다 6월에 열리는 월드컵은 항상 우리나라의 지방선거(시장, 도지사,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도의원, 교육감 등등)과 같은 해 같은 달에 열린다.

2002년 6월 14일, 대한민국은 포르투갈을 맞아 박지성의 극적인 골로 사상 처음으로 16강을 확정 지었고, 바로 그 전 날인 6월 13일 전국적으로 열린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민주당의 김민석 후보를 52대 43의 스코어로 꺾고 서울 시장에 당선되었다. 당시 월드컵때문에 지방선거 투표율은 40%밖에 안되는 무관심 속에서 치뤄졌다.

월드컵 폐막 직후에 있었던 이명박의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아마도 그는 서울시청 앞에 모인 수백만의 붉은악마가 본인에게 환호했으리라 착각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의 서울 시장으로서 첫번째 일정은, 국민영웅이 된 거스히딩크 감독님을 초빙해서는 명예서울시민증을 발급하는 것이었고, 맨유팬인 아드님이 그 당시 10만원이 넘는 초고가 쓰레빠로 유명했던 '버켄스탁' 슬리퍼를 신고 등장해 많은 취재진을 경악케 했었다.

당시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짤이었다.

아무튼 MB는 서울시장으로 근무하면서 버스 시스템 개편같이 서울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나름 많은 일을 하였다. 특히 수십년간 서울시민을 불편하게 하였던 도심의 흉물 청계천 고가도로 같은건 한방에 해결해버리는 등, 본인의 전문 분야인 건설에서는 탁월한 프로젝트 수행력을 보였다. (딱 여기까지 했어야 했다.) 이런 그에게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사후활용방안은 뭔가 대단히 큰 껀수였을 것이다.

월드컵 이후에 마트와 극장 외에는 딱히 쓸모가 없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인기 프로 축구팀의 유치가 없이는 대규모 적자가 뻔히 예상되었다.(현재 GS스포츠가 서울시에 매년 10억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당시 K리그는 (시간을 과거로 돌릴 수 있다면 가장 바꾸고 싶은 한가지인)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을 펴고 있어서 서울에는 프로 축구팀이 없던 상황이었다. 월드컵 4강신화에 제대로 뽕을 맞은 서울 시민들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의 창단을 줄기차게 주장하였으나...... 선뜻 나서는 기업은 없었고, 시민이 주주가 되는 자생하는 구단 창단을 위해서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 여론 조성을 하던 때였다.

당시 안양치타스는 LG트윈스, LG세이커스와 함께 LG스포츠 산하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된 LG-GS-LS그룹 계열 분리를 앞두고 각 계열사는 향후 10년간 서로의 경쟁사가 되지 말자는 협정을 맺었고 그 가운데 스포츠는 야구는 LG, 축구는 GS가 나눠서 운영하자고 결론이 났다고 한다. 아무튼 신생 재벌그룹인 GS그룹은 주유소, 유통사업, 아파트건설 등의 내수 사업에서의 브랜드파워를 구축해야할 니즈가 절실했다.

결국 정계와 재계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이에 안양을 연고로 하던 당시 최고의 인기팀 안양치타스를 서울로 이전하는 최악의 계획이 매우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결국 많은 팬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04년 시즌 FC서울로 이름을 바꾸고는 상암동으로 연고이전을 하게 되었다.

정재계가 뜻을 모아서 해냈던 최악의 결정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난 사건이어서, 지금 어떤 이들은 이런 것이 K리그의 흥행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팬들이 K리그를 떠나서 돌아오지 않았고, 남아있는 팬들끼리도 서로를 헐뜯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며 축구라는 컨텐츠를 소비해왔다. 리그를 선도해야할 서울 축구 클럽의 상징적인 의미는 퇴색이 되어서, 그 팬들조차도 오래동안 떳떳하지 못했다. 서로를 조롱하고 디스하는 응원 문화가 해외 축구에서는 흔한 일이고, 국내 야구팬들끼리도 자주 있는 일이라 하지만, 서울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풍자와 경쟁의 수준을 넘어서 증오와 언어 폭력만이 남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이 서울 시장을 잘못 뽑아서 일어난 일이었다. 라고 나는 주장한다. 괜히 엄한 안양 시민에게까지 잊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이번 지방선거 또한 6월 13일, 러시아월드컵 개막전 하루 전에 열린다. 대통령, 국회의원 보다도 내 인생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게 시장,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들이다. 잊지 말자.

대한민국 축구의 10부리그와 K리그 클럽의 세계제패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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