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진 토트넘의 풀백 고민.
여름 이적시장 당시 그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할 만한 카드가 영입됐다.
주인공은 에메르송.
레알 베티스에서 날카로운 크로스와 오버래핑으로 주목을 받았다.
바르샤 출신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토트넘 팬들의 기대가 증폭됐다.
브라질 국적답게 화려한 테크닉을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뭐, 수비는 무난한데 브라질리언의 공격력과는 거리가 너무도 멀었다.
오자마자 난데없는 노룩 패스부터 시전했다.
정작 수비는 무난한데 공격 능력이 아쉬워도 너무 아쉬웠다.
허무한 크로스 남발에 대공황 슈팅으로 토트넘 팬들의 탄식을 유발했다.
그 와중에 위치 선정은 또 좋아서 공격 기회가 유독 자주 찾아왔다.
어딘가 이 분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스날전에서도 에메르송에게 결정적 기회가 자주 찾아왔다.
에메르송의 발끝에서 추가골이 터질 뻔도 했다.
슈팅 타이밍, 위치선정 모두 좋았으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허공으로 날린 슈팅.
이후 당당한 자세로 해맑게 웃는 건 에메르송의 트레이드 마크다.
전반 막판에도 다시 한 번 이어진 대공황 슈팅.
이제 토트넘 팬들은 해탈한 나머지 "발이라도 댄 게 어디냐"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어진 에메르송의 미소.
순간적으로 욕하다가 미소를 보면 욕할 수가 없다.
"당당하니까 욕도 못하겠다"는 한 팬의 댓글.
나만 그런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후반에도 에메르송은 또 한 번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슈팅 직전까지 움직임은 굉장히 훌륭했다.
하지만 이게 또 들어가면 에메르송이 아니다.
토트넘 팬들 역시 발에 이어 "머리라도 댄 게 어디냐"며 칭찬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슈팅을 제외하면 제법 준수했던 에메르송의 아스날전 활약.
참, 이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애매한 선수이기도 하다.

다른 건 몰라도 못할 때조차 싫지 않은 에메르송의 모습.
이쯤이면 저 미소는 토트넘 트레이드 마크로 지정해야겠다.
움짤 출처 : 1차 - 'SPOTV' 중계화면, 2차 - 펨코 "사슴가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