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제-토 라인'이라 불렸던 전설의 파트너.
제라드와 토레스는 리버풀 역사상 손꼽히는 호흡을 자랑했다.
그 시절 우리의 추억이 살아있는 낭만이었다.
날카로운 제라드의 패스를 이어받은 토레스의 놀라운 마무리.
베니테즈 시절 리버풀의 가장 치명적인 무기였다.
제라드에게도 소중한 존재가 된 토레스.
알론소, 마스체라노 등 주축 미드필더들과 함께 2007-08 시즌 리그 우승에 도전했다.
리그에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미래를 기대케 한 두 사람의 호흡.
하지만 그때가 고점이었다.
2009-10 시즌 들어 급격히 흔들린 베니테즈 감독의 리버풀.
리그 4위 안에 들던 리버풀의 성적 역시 흔들렸다.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탈락은 물론이고 타 컵대회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어느덧 33라운드까지 다가온 프리미어리그.
당시 리버풀은 리그 6위로 사실상 우승이 물건너간 상황이었다.
그래도 4위 맨시티와 승점 5점차로 가시권에 있었던 순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선 33라운드 버밍엄 원정 승리가 절실했다.
하지만 이 경기 역시 쉽지 않았다.
후반 초반 제라드가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이윽고 터진 동점골.
경기는 1-1 무승부로 득점이 절실했던 상황.
그때 베니테즈 감독이 이상한 결단을 내렸다.
뜬금없이 에이스 토레스를 교체아웃시킨 베니테즈 감독.
그 순간 제라드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토레스를 대신해 들어온 선수는 다름아닌 은고그.
잔부상이 있었다곤 해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 제라드의 표정.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던 이 상황.
모든 게 원테이크로 완성된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참고로 이 경기 후 주중 유로파 8강전이 예정된 리버풀.
당시만 해도 유로파 우승 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시절.
사실 엄밀히 따지면 리그에 집중하는 게 맞았다.
문제는 시즌 종료 후 베니테즈 감독과 리버풀의 결별이 유력했단 사실.
커리어에 유로파 우승을 추가하기 위해 리그를 포기하느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그 유로파마저 4강전에서 AT 마드리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찾아온 다음 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레스가 떠나며 해체된 제-토 라인.
클롭 감독 전까지 지속된 리버풀의 암흑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움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