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락티코 1기 시절 화려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라인업.
하지만 그때부터 센터백 잔혹사는 시작됐다.
심지어 그 대단하다는 칸나바로조차 이 잔혹사를 끝내지 못했다.
그 잔혹사를 끝낸 수비수가 바로 페페.
2007-08 시즌 포르투에서 영입되며 곧바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영입 이전까지만 해도 우려가 가득했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빅리그 검증이 되지 않은 수비수에게 많은 금액을 지출했기 때문.
반면 페페 입장에서도 크나큰 도전이었다.
분명 탐낼 만한 클럽이었지만 주변에선 이를 만류했다고 한다.
앞서 말했던 대로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센터백의 무덤'이라 불렸기 때문.
그럼에도 페페는 레알 마드리드를 택했다.
어쨌든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도 레전드 이에로의 공백을 메워야 했던 상황.
그렇게 서로의 동행은 시작됐다.
페페의 첫 경기는 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이었다.
포르투에서 조직적으로 수비했던 페페.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전혀 달랐던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방법.
페페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본 건 혼돈 그 자체였다.
전반 30분, 레알 마드리드가 역습을 허용하며 무섭게 돌진하던 상대 팀.
당시 수비수였던 페페와 칸나바로는 수비 커버를 위해 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페페가 칸나바로에게 소리쳤다.
"파비오! 너가 커버 들어가!"
하지만 칸나바로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야, 우린 여기서 그렇게 안 해! 각자 담당 구역만 지키면 된다고~"
페페는 그 순간을 두고 이렇게 회상했다.
"아.. 시X... X됐다..."
이후 주위를 둘러본 페페는 더욱 경악하고 말았다.
풀백은 저 멀리 가출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앞에서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결국 페페의 머리를 스친 깨달음.
"아, 내가 지금부터 수비 진영 50미터를 혼자 커버하고, 1대1로 상대를 막아야 한다는 거지?"
워낙 막강했던 전력 탓에 수비수가 겪어야 했던 시련.
페페는 그럼에도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 잔혹사를 끝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문득 그의 돌발 행동이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사석에선 그렇게 젠틀할 수가 없다는 페페.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깡페'가 되는 이유가 있었다.
움짤 출처 : 'Sky Sports' 중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