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조롱받으면서도..." 자그마치 23년 전 지금의 '게겐 프레싱'을 예언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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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조롱받으면서도..." 자그마치 23년 전 지금의 '게겐 프레싱'을 예언한 사나이
  • 이기타
  • 발행 2021.11.27
  • 조회수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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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와 별개로 축구 보는 시야 자체가 달랐다.

'축구 교수'라 불리는 랑닉 감독의 명성.

솔샤르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입성이 사실상 확정됐다.

남은 시즌 동안 임시 감독을 수행한 뒤 다음 시즌부터 디렉터 부임이 조건이다.

 

 

사실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건 랑닉의 디렉터 역할.

남은 시즌 동안 소방수 역할만 해줘도 대만족이다.

 

Sky Sports
Sky Sports

 

하지만 그렇다고 랑닉의 감독 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현대축구 트렌드를 읽는 눈이 남달랐다.

1997년, 하부리그 울름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그들의 돌풍을 일으키며 조금씩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랑닉 감독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건 1998년 방송을 탄 뒤였다.

 

유튜브 'Kihyun Kim'
유튜브 'Kihyun Kim'
유튜브 'Kihyun Kim'
유튜브 'Kihyun Kim'

 

한 방송에 출연해 4백의 중요성을 강조한 랑닉 감독.

당시만 해도 리베로 중심의 3백이 유행을 타던 시기였다.

그와 동시에 프레싱의 중요성까지 강조했다.

 

유튜브 'Kihyun Kim'
유튜브 'Kihyun Kim'

 

아직 1부리그 경험조차 없던 랑닉 감독의 파격적인 전술 설명.

당연히 랑닉 감독의 연설은 오히려 조롱만을 낳았다.

지금의 '축구 교수'라는 별명은 이 방송 직후 생겼다.

쉽게 말해 칭찬보다 조롱에 가까웠다는 이야기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영상을 첨부했으니 꼭 한 번 보길 바란다.

 

 

지금 와서 보면 1998년의 철학이라곤 믿기 어렵다.

포백, 프레싱 모두 현대 축구로 넘어오며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결과적으로 랑닉 감독의 철학은 완벽히 적중한 셈이다.

 

Sports Mole
Sports Mole

 

대표적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사례가 클롭 감독.

흔히 랑닉 감독의 제자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클롭 감독의 축구를 보면 랑닉 감독이 말한 부분과 제법 유사하다.

 

The Guardian
The Guardian

 

그 유명한 '게겐 프레싱'을 보면 더욱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랑닉 감독 역시 클롭 감독의 전술을 본 뒤 "내 전술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클롭 감독 역시 랑닉 감독에 대한 리스펙을 보냈다.

최근 맨유 부임 소식을 접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불행하게도 좋은 감독이 맨유로 오게 됐다."

"경험이 정말 많고, 호펜하임과 라이프치히 두 개 클럽을 일으켰다."

"분명 다른 팀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

"훌륭한 감독이고, 앞으로 맨유는 체계적으로 정비될 것이다."

 

Sky Sports
Sky Sports

 

실제로 랑닉 감독이 발굴한 제자 역시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나겔스만, 투헬 감독이 랑닉에게 많은 걸 배웠다.

두 사람은 훗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명장이 됐다.

 

Sempre Milan
Sempre Milan

 

다만 랑닉 감독의 커리어 자체가 엄청나다고 보긴 힘들다.

그동안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는 총 4회.

대부분 하부리그 혹은 컵대회에서 거둔 성과다.

1부리그에서 구체적 성과를 낸 게 없다는 건 아쉬움이 있다.

랑닉의 감독 커리어가 저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다.

 

Goal.com
Goal.com

 

결국 맨유 팬들이 디렉터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축구 보는 눈과 팀 운영 방식은 검증됐기 때문.

물론 우려되는 요소 역시 존재한다.

맨유로 오기 직전 로코모티브에서의 운영 방식이 의문을 낳았기 때문.

팀을 물갈이 했지만 성과 자체가 전무했다.

 

Bleacher Report
Bleacher Report

 

아무튼 맨유에서 감독과 디렉터 역할 모두를 선보이게 될 랑닉.

그동안 남다른 혜안을 보여준 만큼 그 모습이 맨유에서도 나오길 응원한다.

 

움짤 출처 : 중계화면

평범함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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