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지만 이례적으로 시상식에서 통역없이 '한국어' 수상 소감을 진행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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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지만 이례적으로 시상식에서 통역없이 '한국어' 수상 소감을 진행한 사나이
  • 이기타
  • 발행 2021.11.20
  • 조회수 10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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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과 관계없이 축구가 줄 수 있는 감동.

본인의 조국 일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마사토시.

고교 시절 전국 대회를 휩쓸며 연령별 대표팀에도 소집됐지만 이게 끝이었다.

J리그는 커녕 3부리그만을 전전했다.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마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2019년,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시작한 도전.

한국명 '마사'의 코리안 드림이 그렇게 시작됐다.

 

대전 하나시티즌
대전 하나시티즌

 

안산과 수원FC, 강원FC를 거치며 1부와 2부를 오간 마사.

올 여름 이적한 대전에서 2부리그 무대를 휩쓸기 시작했다.

반 시즌만 뛰었음에도 13경기 9골 1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터트렸다.

 

유튜브 'K LEAGUE'
유튜브 'K LEAGUE'

 

어느덧 3년차가 된 마사의 한국 생활.

더욱 놀라운 건 한국어 실력이었다.

경기 후 진행된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통역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유튜브 'K LEAGUE'
유튜브 'K LEAGUE'

 

아직 완벽하게 익숙하지 않지만 인터뷰를 하는 덴 무리가 없었다.

당시 이 인터뷰로 수많은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축구 인생을 통해서 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매 경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고, 어쨌든 승격, 그것에 인생을 걸고 (열씸히) 합시다! 합니다!"

 

유튜브 'K LEAGUE'
유튜브 'K LEAGUE'

 

승격에 인생을 걸겠다는 마사의 다짐.

마사는 이 인터뷰가 그저 말 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냈다.

이후에도 계속된 맹활약으로 대전의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대전에게 남은 건 한 단계.

마사가 없었다면 이루기 힘든 성과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열린 시상식에서도 마사의 공로를 인정했다.

올 시즌 K리그2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곧바로 이어진 수상 선수들의 소감 발표.

마사 역시 조심스레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유튜브 'GOAL TV'

 

그런데 이번엔 아예 존재하지 않는 통역.

이유가 확실했다.

한국어에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

 

 

 

"패배자 마사입니다"라며 시상식 참가자들을 웃게 만든 마사의 센스.

곧바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며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다음 멘트는 모두 마사가 한국어로 이야기한 내용이다.

 

유튜브 'GOAL TV'
유튜브 'GOAL TV'

 

"이번 여름 대전에 왔는데 첫 경기부터 부상을 당했다."

"솔직히 이번 시즌은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도와줬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특히 코치,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이제 중요한 두 경기가 남았다."

"잘 준비하고,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유튜브 'GOAL TV'

 

위에 첨부한 영상을 통해 소리까지 듣길 바란다.

한국 생활 3년차라고 믿기 어려운 한국어 실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일본에서 실패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커리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국에서 이뤄낸 성공 신화.

이게 바로 국적과 관계없이 축구가 줄 수 있는 감동이다.

 

움짤 출처 : 유튜브 'GOAL TV'

평범함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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