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팀과 붙게 될지도..." K리그 씹어먹고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북한 대표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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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표팀과 붙게 될지도..." K리그 씹어먹고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북한 대표팀' 선수
  • 이기타
  • 발행 2020.08.31
  • 조회수 4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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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를 씹어먹는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K리그2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나이는 31세. 이름은 안병준.

분명 베테랑 나이임에도 일반 팬들에겐 너무도 낯선 얼굴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팬들에게 제대로 알려진 것도 올 시즌부터다.

분명 이 나이라면 리그 팬들에겐 제법 알려져야 하는 게 인지상정.

이유는 바로 국적에 있다.

 

'SPOTV' 중계화면
'SPOTV' 중계화면

 

재일교포 3세로 조선학교 진학 후 북한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선 북한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상 북한 사람들도 대한민국 시민권자로 간주된다.

그렇다고 안병준을 마냥 북한 사람이라고 보긴 애매하다.

 

'MBN' 뉴스화면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역사를 알아야 한다.

당초 안병준의 뿌리는 해방 이전의 조선국적.

단,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았던 조선인이었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병합한 뒤 조선인을 차별하며 국적 부여도 하지 않았기 때문.

 

'KBS1' 뉴스화면

 

결국 뿌리를 보면 일제 강점기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 2세, 3세를 이어진 케이스다.

그 과정에서 조선학교를 나온 뒤 북한 국적을 취득하게 된 것.

다만 앞서 말했던 대로 한국에선 북한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결국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안병준은 무국적 혹은 조선적으로 간주된다.

그렇다 보니 별도로 외국인 선수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 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던 이력이 있고, K리그에 입성한 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다.

 

수원FC
수원FC

 

그래서 국내 팬들에겐 다소 낯설 수밖에 없었던 것.

이전까진 J리그 무대에서 주로 활약했다.

하지만 안병준은 지난 시즌 K리그에 입성한 뒤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데뷔 시즌부터 적응기를 거치지 않고 맹활약했다.

 

 

17경기 8골로 데뷔 시즌임을 감안하면 놀라웠던 기록.

하지만 2부리그였던 탓에 국내 팬들의 주목도는 높지 않았다.

게다가 무릎 부상으로 리그 후반기를 건너뛰는 악재도 겹쳤다.

 

 

그랬던 안병준이 국내 팬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 건 올 시즌부터였다.

여전히 안병준의 소속은 K리그2 수원FC.

 

 

2부리그지만 안병준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실력이다.

데뷔 시즌 활약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다.

 

 

리그 개막전부터 연이어 골폭죽을 이어갔다.

대전과 개막전을 시작으로 5라운드 부천전까지 연속골 기록을 세웠다.

 

 

무려 5경기 연속 득점으로 센세이셔널한 시즌 초반을 보낸 안병준.

이후에도 득점포는 계속 됐다.

머리와 발을 가리지 않고 온몸이 무기 그 자체였다.

 

 

별다른 스타 선수 없이 시즌을 시작한 수원FC.

안병준의 혜성같은 등장으로 리그 2위까지 치고 올랐다.

 

 

특히 이번 라운드 경남전에선 안병준의 활약이 특히 빛났다.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3-2 승리를 이끈 것.

그 과정에서 안병준의 오프더볼 움직임과 마무리 능력을 알 수 있었다.

 

 

올 시즌 안병준의 스탯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리그 17경기 16골 4도움.

경기당 공격포인트가 1을 초과한다.

 

수원FC 인스타그램

 

2위 안드레와 4골차로 득점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하는 중이다.

심지어 도움도 레안드로와 동률인 4개로 가장 많다.

그야말로 K리그2를 씹어먹는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자 북한 대표팀에서도 안병준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대한민국과 같은 조에 속한 북한.

현재 4위로 남은 3경기 여부에 따라 최종 예선 진출 여부가 갈린다.

특히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일정에서 안병준의 활용 가치는 올라간다.

 

'SPOTV' 중계화면

 

이미 북한 대표팀에서도 활약한 적이 있는 안병준.

상황에 따라 대한민국을 상대하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대한민국을 상대로 경기에 출전한 기억도 있다.

 

'SPOTV' 중계화면

 

참고로 안병준의 롤모델은 레반도프스키다.

팬들 사이에선 '레반동무스키' 혹은 '인민 날두'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하지만 안병준이 팬들에게 바라는 건 따로 있다.

"북한 선수라기보단 그저 한 명의 축구 선수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MBN' 뉴스화면

 

안타까운 역사가 담긴 안병준의 국적.

단순히 북한 대표팀 출신이라는 편견으로 그를 대해선 곤란하다.

이젠 북한 선수가 아닌 수원FC 돌풍의 주역.

그리고 K리그2 득점왕에 도전하는 선수 그 자체로 주목해보자.

 

움짤 출처 : 펨코 "드슫", "최명길", "여자친구신비"님

평범함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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