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기다렸다..." 후보 전전하던 '잊혀진 골키퍼'의 간절함이 만들어낸 소름돋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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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기다렸다..." 후보 전전하던 '잊혀진 골키퍼'의 간절함이 만들어낸 소름돋는 기적
  • 이기타
  • 발행 2020.08.16
  • 조회수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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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회를 성공적으로 잡는 것 역시 준비된 자의 몫이다.

정말 오래도 걸렸다.

인천의 올 시즌 리그 첫 승. 무려 16경기가 걸렸다.

그동안 5무 10패로 압도적 꼴찌를 달리며 꿈도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연합뉴스TV' 뉴스화면

 

오늘 역시 인천의 승리를 점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도 내로라하는 강팀들도 까다로워 하는 대구 원정 경기.

감히 인천의 승리를 쉽게 예상하긴 힘들었다.

 

유튜브 '인천 유나이티드'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등장한다고 했던가.

주인공으로 떠오른 건 인천의 수호신 이태희였다.

놀랍게도 올 시즌 이태희의 리그 출전 횟수는 0.

 

유튜브 '인천 유나이티드'
유튜브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유스 대건고 출신으로 연령별 대표를 거친 엘리트 골키퍼였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2014 시즌 입단한 이태희.

하지만 신인 골키퍼가 프로에서 자리를 잡기란 어려웠다.

2년차 시즌이었던 2015년에서야 간신히 출전에 성공했다.

 

카카오TV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간혹 출전했을 때 임팩트를 선보인 적도 있다.

하지만 꾸준함이 부족했다.

더구나 그간 유현, 조수혁, 정산 등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이 앞을 버티고 있었다.

 

'JTBC3 FOX SPORTS' 중계화면

 

시간은 흘러 흘러 2020년이 됐다. 

인천에 입단한 지 7번째 시즌이었다.

그 사이 연령별 대표팀에 호출되던 이태희는 잊혀졌다.

1995년생으로 이제 유망주 나이도 벗어났다.

 

'JTBC3 FOX SPORTS' 중계화면

 

지난 시즌 막판 인천의 극적인 잔류 동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이 시작된 후 이태희의 자리는 또 다시 사라졌다.

그 사이 인천은 5무 10패로 좀처럼 꿈도 희망도 보이질 않았다.

그러자 얼마 전 부임한 조성환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올 시즌 출전이 전혀 없던 이태희를 선발로 투입한 것.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카드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인천 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인천 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무고사의 선제골로 예상치 못한 리드를 점한 인천.

그러자 대구의 공세가 강해졌다.

전반 막판 결정적인 일대일 위기도 허용했다.

 

 

하지만 이태희의 침착한 세이브로 위기를 벗어난 인천.

이후에도 이태희의 활약은 이어졌다.

 

 

침착하게 상대 슈팅 각도를 차단하며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근소한 1점 차 리드 상황.

인천은 올 시즌 내내 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태희가 선발로 나선 오늘은 달랐다.

 

 

상대 공격수와 경합을 그야말로 육탄 방어로 막아냈다.

몸을 사리지 않았던 이태희의 투지.

후반 막판으로 향하며 대구 정승원의 엄청난 슈팅이 나왔다.

먼거리였지만 그대로 골문 안으로 꽂히는 궤적이었다.

 

 

하지만 이 볼을 핑거팁으로 걷어낸 이태희 골키퍼.

자세히 보면 그대로 들어가는 궤적이었다.

 

 

끝까지 인천의 골문을 수호해낸 이태희.

대구의 슈팅은 번번이 이태희에게 막혔다.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던 올 시즌의 기억.

이태희는 경기장 바깥에서 지켜보며 명심하고 있었다.

끝까지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렇게 90분을 바쳐 지켜낸 인천의 승점 3점.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지긋지긋한 무승 행진 끝 16경기 만의 첫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환호한 순간.

그 정점엔 단연 이태희 골키퍼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동안 7년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한 이태희 골키퍼.

 

'JTBC GOLF&SPORTS' 중계화면

 

팀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순간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16경기 만의 첫 승.

그리고 이태희 골키퍼의 올 시즌 첫 출전.

 

유튜브 '인천 유나이티드'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그 기회마저도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그리고 그 기회를 성공적으로 잡는 것 역시 준비된 자의 몫이다.

이태희 골키퍼는 그 기회를 잡아 마땅했다.

 

움짤 출처 : 펨코 "Bdo"님

평범함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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