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주관 대회 득점왕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쓴 '괴물 유망주'가 잃어버린 8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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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주관 대회 득점왕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쓴 '괴물 유망주'가 잃어버린 8년의 시간
  • 이기타
  • 발행 2020.07.31
  • 조회수 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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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소녀에서 베테랑이 된 여민지는 되찾을 준비가 됐다.

2010년 8월, 낯선 소녀들이 인천공항에 우르르 등장했다.

운동을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알아보는 이들은 드물었다.

이들의 정체는 무려 여자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

당시 U-17 여자 축구 월드컵에 참가하는 대표팀의 출국길이었다.

 

유튜브 '비디오머그'
유튜브 '비디오머그'

 

하지만 이들을 알아보는 이는 커녕 취재진조차 없다시피 했다.

언뜻 보기엔 여고생들의 흔한 수학여행 풍경이었다.

 

유튜브 '비디오머그'

 

대표팀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던 관심.

당시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은 소녀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당부를 했다.

 

유튜브 '비디오머그'

 

돌아올 땐 많은 기자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자.

그렇게 시작된 소녀들의 월드컵 도전.

하지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세계적인 강팀에 비해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은 열악했다.

 

SBS '풋매골인터뷰' 방송화면

 

월드컵 출전만으로 기적이었던 한국 여자축구의 상황.

하지만 그녀들은 무관심 속에 조금씩 기적을 일으킨다.

조별예선을 2위로 통과하며 첫 번째 기적.

8강에서 나이지리아와 연장 혈투 끝 6-5로 승리하며 두 번째 기적.

그리고 4강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2-1 역전승하며 세 번째 기적.

 

 

그 사이 대한민국은 낯선 소녀들을 향해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남자 대표팀이 받았던 그 이상의 관심이 쏟아졌다.

남녀 통틀어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을 달성한 소녀들.

 

 

결승전 상대는 숙명의 한일전이었다.

경기 전 세계적인 스타 베컴이 나오자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들.

영락없는 고등학생 소녀들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니 눈빛부터 달라진 선수들.

치고받는 혈투 끝 3-3으로 끝내 승부차기까지 향했다.

 

 

그리고 마지막 키커로 나선 장슬기.

모두의 촉각이 집중된 순간.

 

 

당시 17세였던 여자축구 스타 장슬기의 마지막 킥이 성공했다.

대한민국의 FIFA 대회 첫 우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SBS' 중계화면

 

그동안 국민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림.

무관심에 외면받았던 소녀들이 해냈다.

 

 

철저한 무관심 속 출발했던 출국길.

하지만 귀국길은 달랐다.

 

유튜브 '비디오머그'

 

수많은 취재진들의 관심을 받으며 금의환향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선수.

바로 여민지였다.

 

'SBS' 중계화면

 

무려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8골 3도움으로 월드컵 전체를 통틀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지소연에 이어 또 한 명의 여자축구 스타가 탄생한 순간.

 

 

여민지의 앞날도 승승장구가 예상됐다.

하지만 훌륭한 여민지의 재능을 가로막은 건 부상이었다.

무려 8년을 부상으로 시름했다.

 

 

마냥 여민지의 자기관리를 탓할 수도 없었다.

여자축구 스타로 떠오른 여민지를 주변에서 가만두지 않았다.

월드컵 당시 경기장에서 절뚝거릴 정도로 투혼을 보였던 여민지.

이후 휴식과 몸관리에 힘써야 했다.

하지만 각종 행사에 불려다닌 데다 곧바로 전국체전까지 출전했다.

 

'CIBS' 방송화면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한 여민지.

당시 혹사는 여민지의 전성기를 갉아먹었다.

그 사이 대중들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랬던 여민지가 다시 대중들의 눈에 들어온 건 지난 2019 FIFA 여자월드컵.

당시 대표팀은 3전 전패로 탈락했다.

하지만 여민지는 노르웨이전에서 만회골을 터트렸다.

대한민국의 대회 유일한 득점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의 부진 탓에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임팩트를 보였던 여민지의 활약.

그 사이 여민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WK리그 100경기 출전을 돌파했다.

2019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수원도시공사의 든든한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부상에서 회복하며 이전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

올 시즌 보은 상무전 1골, 창녕 WFC전 1골에 이어 최근 멀티골까지 폭발했다.

세종스포츠토토전에서 팀 승리를 이끈 여민지.

 

 

과거 우리가 알던 여민지의 득점력이 완벽히 돌아왔다.

터치와 센스, 결정력까지 과거의 득점왕 여민지가 보였다.

 

 

여민지의 맹활약으로 수원도시공사는 세종스포츠토토에 2-1 승리를 거뒀다.

팀도 3위를 기록하며 상위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유튜브 '채널e뉴스'

 

부상으로 잃어버린 전성기는 물론 아쉽다.

하지만 여민지의 나이는 여전히 28세.

축구선수로 이제 막 전성기를 꽃피울 나이다.

 

 

무엇보다 WK리그 역시 국내 여자축구 레벨에선 최고다.

게다가 국가대표까지 꾸준히 차출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리스펙이다.

잃어버린 8년의 시간.

앳된 소녀에서 베테랑이 된 여민지는 되찾을 준비가 됐다.

 

움짤 출처 : 인벤 "슬기로움", 펨코 "D.시메오네", "킹드레", "최예나", "장푸스", "최명길", 락싸 "전문키커 이세은★"님

평범함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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