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밀너는 리버풀 팬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특유의 헌신과 투지로 팀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공헌했다.
리버풀 이적 전까지만 해도 맨시티에서 활약했던 밀너.
당시 맨시티는 신흥 강호로 연봉과 우승컵이 보장되는 매력적인 팀이었다.
밀너 역시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았다.
계약이 끝나갈수록 맨시티 측에선 밀너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맨시티 회장이 직접 나서 밀너와 개인 면담까지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밀너는 맨시티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쳤다.
포지션 문제와 출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
그래도 밀너라면 충분히 빅클럽에서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었다.
더구나 자유계약이라 이적료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밀너가 선택한 팀은 리버풀.
때는 2015-16 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시장이었다.
이 선택은 굉장히 의외였다.
2013-14 시즌에서 제라드의 '그 사건'으로 아쉽게 우승컵을 놓친 리버풀.
시즌이 끝난 뒤 에이스 수아레즈가 이적하며 전설의 '램발보' 조합이 탄생했다.
그 결과 극악의 공격력으로 리그에서 6위에 그쳤다.
우승은 커녕 챔피언스리그 진출조차 힘겨운 팀으로 전락한 시점이었다.
로저스 감독의 입지도 위험했던 리버풀의 상황.
그럼에도 밀너는 리버풀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리버풀의 우승을 위해 이적했다."
"난 우승컵이 없는 팀에 더 매력을 느낀다."
"과거 맨시티를 선택할 때도 그랬고..."
"이번 리버풀을 선택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리버풀에겐 꿈도 희망도 없던 시점이었다.
정신적 지주 제라드도 떠났고,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이던 수아레즈도 없었다.
게다가 밀너가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망주 스털링마저 팀을 떠났다.
밀너의 리버풀 선택 이유는 당시 타 팀 팬들의 조롱을 받았다.
그 조롱은 비단 밀너만을 향한 건 아니었을 터.
더이상 강팀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리버풀의 현실이었다.
적어도 10월까진 그랬다.
계속해서 불안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오른 로저스 감독.
결국 리그 8라운드 에버튼 원정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그리고 그 로저스 감독을 대신해 도르트문트 출신 독일인 감독이 부임했다.
그 감독의 이름은 위르겐 클롭.
리그 9라운드 토트넘전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당시 리버풀 선발 명단을 살펴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다.
벤치 명단은 더 암담한 수준이다.
쉽게 말해 이런 팀을 가지고 밀너는 "우승하겠다"고 리버풀 선택 이유를 밝힌 것.
어찌 보면 팬들의 조롱은 당연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밀너가 리버풀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때로는 팀을 위해 원치 않는 포지션에서도 헌신한 밀너.
그리고 클롭 감독은 더디지만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2018-19 시즌.
마침내 그들은 유럽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원하던 리그 우승 트로피는 여전히 요원했다.
그렇게 2019-20 시즌이 찾아왔다.
리그에서 그야말로 압도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승점차가 벌어져도 절대 방심하지 않았다.
주장 헨더슨은 "리그 우승"의 "리"자만 나와도 화를 버럭 냈다.
그리고 첼시와 맨시티의 경기가 끝나는 순간.
모두가 조롱했던 밀너의 리버풀 선택 이유가 증명됐다.
타 팀 팬, 심지어 리버풀 팬들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해냈고, 밀너는 자신과 팀을 믿었다.
30년 만의 리그 우승.
밀너에겐 커리어 그 어떤 우승컵보다 값진 헌신의 결과물이다.
움짤 출처 : 펨코 "오란다", "나를알고", 사커라인 "편집될슈테겐", 세리에매니아 "제록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