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기록 넘겨줄' 양준혁 "박용택, 5년 더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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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기록 넘겨줄' 양준혁 "박용택, 5년 더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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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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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2천272안타로 양준혁의 최다 2천318안타에 접근
양준혁 "박용택, 하나의 확실한 재능으로 정글에서 살아남은 타자"

양준혁 위원의 만세타법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배가 기록을 세우는 건데, 당연히 축하해줘야죠."

'안타의 신' 양준혁(49)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담담하게 왕관을 넘길 준비를 한다.

양 위원은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안타 1위(2천318개)다. 깨지지 않을 것 같던 그 기록에 박용택(39·LG 트윈스)이 접근했다. 박용택은 14일 현재 2천272안타를 쳤다.

올해 41경기에서 47안타를 친 박용택이, 47안타를 추가하면 KBO리그 최다 안타 1위의 주인공이 바뀐다.

1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양준혁 위원은 "박용택 덕에 내 기록이 회자하니 좋다"고 웃으며 "사실 내 기록이 더 빨리 깨지길 바랐다.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박용택이 안타 기록의 주인이 된다. 나도 기쁘다"고 했다.

LG 트윈스 베테랑 박용택

양준혁 위원과 박용택은 다른 유형의 타자다. 양 위원은 4차례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30홈런 이상도 3차례 이상 친 '거포형 교타자'였다.

박용택은 20홈런을 한 차례도 넘지 못했다. 대신 입단 초기에는 도루에 능했다. 2005년에는 42도루로 이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연차가 쌓일수록 둘은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출루의 달인'으로 변모했다.

양 위원은 "홈런만큼이나 중요한 게 출루다. 야구는 '살아남는 것, 덜 죽는 것'으로 경쟁하는 종목"이라며 "나는 시즌을 더할수록 '덜 죽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거포가 왜 적극적으로 큰 스윙을 하지 않는가'라는 비판에도 볼넷을 고르고, 안타를 치려고 한 이유다. 박용택도 나처럼 '살아남고, 덜 죽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용택은 '리그 최고 타자'로 불린 적은 없다. 하지만 불혹은 앞둔 지금까지 최정상급 타자로 평가받는다.

양 위원은 "몇몇은 박용택이 한 가지 재능만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박용택은 하나의 확실한 재능으로 정글에서 살아남은 타자'라고 표현하겠다"며 "프로는 정글이다. 그 냉혹한 세계에서 17년째 주전으로 뛴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박용택은 안타 치고, 출루하는 재능을 갖췄고, 그 재능을 살려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다. KBO리그에서 박용택보다 빠른 스윙을 하는 타자는 많다"며 "하지만 공을 배트에 맞히는 능력은 박용택을 따라갈 선수가 거의 없다. 어퍼 스윙으로 정교한 타격을 하는 최초의 선수"라고 덧붙였다.

양준혁 해설위원과 박용택

양 위원은 "박용택이 5년을 더 뛰어, 40대 중반에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라기도 했다.

양 위원은 은퇴 시점에 안타, 홈런(351개), 타점(1천389개), 볼넷(1천278개) 등 타격 거의 모든 부문 개인 통산 기록 1위에 올랐다. 시간이 흘러 홈런과 타점은 이승엽(467홈런, 1천498타점)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안타 부문 1위도 곧 박용택에게 내줄 전망이다.

하지만 'KBO리그 최초로 2천 안타 시대를 연 타자'라는 수식어는 사라지지 않는다.

양준혁은 또 다른 '최초'의 기록도 후배들이 세우길 바랐다. 그는 "KBO에도 3천 안타 시대가 열렸으면 한다. 박용택이 3천 안타를 채우고 은퇴했으면 좋겠다"며 "박용택에게 시간이 부족하다면 대졸에 군을 다녀온 나와 달리 일찍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 등 젊은 후배들이 3천 안타 시대를 꼭 열어주길 바란다. 할 수 있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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