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4-05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당시 PSV 아인트호벤과 올림피크 리옹이 8강에서 맞붙었다.
놀랍게도 이 경기장에 방문한 깜짝 손님.
다름아닌 맨유의 명장 퍼거슨 감독이 직접 경기를 관전하러 온 것.
이유는 한 선수 때문이었다.
당시 리옹에서 활약하던 에시앙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한다.
에시앙보다 더 눈에 띄는 선수가 들어온 것.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박지성.
퍼거슨 감독은 경기를 본 뒤 "사냥개 코커 스패니얼을 보는 것 같았다"며 회고했다.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곧바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과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그 시간 에이전트에게 이 내용을 전달받은 박지성.
수많은 선수들이 꿈꾸던 퍼거슨 감독으로부터의 연락.
박지성이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이다.
"나 영어 못하는데."
일본어와 네덜란드어 숙지했더니 또 한 번 봉착한 난관.
하지만 박지성에게도 더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맨유한테 연락이 왔는데 영어가 문제겠는가.
어렵사리 성사된 전화 연결.
퍼거슨 감독은 영어가 서툰 박지성을 배려해 천천히, 하지만 명확하게 말했다.
"네가 맨유에 와줬으면 좋겠다."
당시 긱스의 나이가 많아지며 세대 교체가 필요했던 맨유.
퍼거슨 감독은 그 대체자로 박지성을 낙점했다.
당연히 박지성 입장에선 이게 현실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국제 대회에서나 가끔씩 맞붙었던 맨유 선수들.
물론 이 제안에 반대한 인물도 있었다.
바로 박지성의 은사 히딩크 감독.
실제로 언론 인터뷰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건 아직도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뒤에선 달랐다.
박지성의 도전 의사를 존중한 히딩크 감독.
결국 감독 히딩크과 은사 히딩크는 달랐던 셈이다.
그렇게 도전을 택한 PSV의 박지성.
퍼거슨 감독이 자서전에서 언급한 박지성에 대한 평가를 끝으로 마친다.
"그의 유일한 단점은 자신이 월드클래스인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움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