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의 자존심 ? 아틀레틱 빌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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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의 자존심 ? 아틀레틱 빌바오
  • 발행 20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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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 간 유럽리그의 상위권 팀들은 외국 자본의 유입, 천문학적인 중계권료 수익 등으로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왔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두둑해진 지갑을 열어 전세계의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를 따르지 않는, 자신들 만의 전통을 지켜가는 구단이 있다. 바로 바스크의 자존심, 바스크 순혈주의로 대변되는 ‘아틀레틱 빌바오’ 가 그 주인공이다.


 



 

바스크의 자랑 아틀레틱 빌바오


 

스페인 북부, 프랑스 접경 지역의 ‘바스크 지방’ 을 대표하는 축구클럽이다. ‘아틀레틱 클럽’ 이라고도 불리우며, 지역 라이벌 레알 소시에다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팀이다. 빌바오가 바스크 민족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바스크 순혈주의’ 의 전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스크 민족은 고유의 문화, 전통을 지키기 위해 다소 폐쇄,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아틀레틱 빌바오도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바스크 순혈주의’ 라는 보수적인 전통을 지켜가며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라이벌인 레알 소시에다드가 1989년 아일랜드 출신의 존 알드리지를 영입하며, 전통을 깨버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틀레틱 빌바오는 바스크 민족의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틀레틱 빌바오와 바스크 순혈주의


 

1928년 프리메라리가 창설이래, 단 한번도 강등되지 않은 3팀 중 한 팀 (나머지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이라는 자부심, 바스크 출신 선수로만 구성된 팀의 결속력은 경기에서도 보여진다. 지난 11-12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맨유를 상대로 보여준 그들의 조직력과 같이 말이다.


 

 

1898년 창설 당시부터 지켜온 바스크 순혈주의… 스페인 본토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던 바스크의 전통을 따라, 선수의 육성과 공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설정한 정책이다. 이 정책이 100년 넘게 지켜져 오며 이제는 클럽을 상징하는 전통이 되었다.


 

빌바오를 거쳐간 외국인?


 

‘바스크 순혈주의’ 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스페인 국적의 선수만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바스크 순혈주의! 스페인이 아니어도, 바스크 출신 선수라면 국적불문 상관이 없다라는 의미이다.


 



 

아틀레틱 빌바오를 거쳐간 최초의 외국인 선수… 프랑스와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적 왼쪽 수비수인 빅상트 리자라쥐. 지난 1996~1997년 까지 1시즌 간 빌바오에서 활약 했었다. 프랑스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빌바오에서 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바스크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바스크는 프랑스와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을 일컫는다. 리자라쥐의 출신지는 보르도 부근 피레네 산맥 즉, 바스크 지방에서 태어났기에 가능했다.


 



 

?‘빌바오 수비의 미래’ 아이메릭 라포르테… 리자라쥐가 팀을 떠나고 15년 후, 빌바오의 두 번째 프랑스인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자라쥐와 마찬가지로 피레네 산맥에서 태어나며 바스크 군단이 될 자격을 갖추었다. 17, 21세 이하 프랑스 대표팀을 거치며, 프랑스의 미래로 평가받는 수비자원이다. 1994년 생에 불과하지만 이미 바스크 군단의 핵심으로, 유럽 빅 클럽들의 영입대상이 되고 있다.


 

앞으로의 빌바오는?


 



 

?‘바스크 순혈주의’ 라는 폐쇄적인 정책에도 꾸준한 성적을 냈던 아틀레틱 빌바오… 그들만의 조직력이 큰 몫을 했지만, 단연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은 바로 ‘바스크의 스타’ 들이다.


과거 ‘피치치’ 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라파엘 모레노를 시작으로, 안도니 수비사레타, 페르난도 요렌테, 하비 마르티네스, 안데르 에레라 를 거쳐 현재 이케르 무니아인 까지, 이들은 빌바오 유스시스템의 작품이자 바스크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바스크의 스타’ 이지만 빌바오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자신들이 성장한 만큼 더 높은 곳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고 뛰기를 원하며, 빌바오는 이들을 잡을 여건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하비 마르티네스, 페르난도 요렌테, 안데르 에레라 등 바스크의 스타들은 꾸준히 떠나갔으며, 또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거의 매 시즌, 팀의 핵심선수를 내주며 전력약화에 고민하는 아틀레틱 빌바오.. 이에 비해 새로운 선수들을 수급하는데 제한적이기에, 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탓에, ‘비 바스크’ 출신 스페인 선수여도 빌바오의 유스팀을 거치면 1군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조건을 추가하며, 순혈주의를 완화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최소한의 자존심과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는 아틀레틱 빌바오… 이들이 과연 언제까지 자신들만의 전통을 고수해 나갈지, 앞으로를 주목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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