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군단이 되지 못한 브라질리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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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군단이 되지 못한 브라질리언들
  • 발행 2014.11.10
  • 조회수 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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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종주국은 영국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세계축구를 호령하던 국가는 따로 있었다. 바로 ‘삼바군단’ 브라질! 최근 피파랭킹이 10위권으로 떨어지는 등 (현재 6위) 1위를 유지하던 과거보다는 약간 내려와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수 많은 스타들이 꾸준히 등장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너무나 많은 스타들이 등장하는 탓에, 그들에 가려진 많은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할 기회를 얻지 못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바로 ‘귀화’ 이다. 태어나고 자란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자신만의 성공을 이룬 브라질리언들을 소개한다.


 

라모스 루이 (브라질 → 일본)


 



 

자타공인 일본의 레전드, 라모스 루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본은 브라질과의 지속적인 축구 교류를 통해 자국 축구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일본 귀화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라모스 루이는 브라질 → 일본 귀화 1세대 선수로서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1977년 일본의 요미우리FC (현 도쿄 베르디) 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하여 1998년 은퇴할 때까지 일본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다. 1989년 일본축구협회의 제안으로 귀화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일본 대표팀으로서 32경기에 출장하며 1992 아시안컵 우승을 경험했다. 그의 성공은 와그너 로페스, 알렉스 산토스, 마르쿠스 다나카 툴리오 등의 2, 3, 4세대 귀화 대표선수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르코스 세냐 (브라질 → 스페인)


 



 

과거 ‘노란 잠수함의 사령관’ 이었던 마르코스 세냐도 브라질을 떠나 성공한 선수 중 한 명이다. 1997년 브라질에서 데뷔하여 6년간 5팀을 전전했다. 하지만 2002년 비야레알로 이적하며 그의 인생은 바뀌기 시작한다. 브라질 대표팀이 아닌, 비야레알의 노란 유니폼을 입은 그는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특히 05-06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리켈메, 후안 파블로 소린, 포를란 등과 함께 팀을 4강으로 이끌며, 유럽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름을 알린다. 이후 스페인으로 귀화하여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첫 월드컵에 출전하게 된다. 2006 독일 월드컵, 유로 2008 두 대회에 출전하며 스페인의 유로 2008 우승을 이끄는 등 화려한 대표팀 생활을 하였다.


 

에두아르두 다 실바 (브라질 → 크로아티아)


 



 

‘비운의 사나이’, ‘아스날 9번 저주’ 의 희생양 에두아르두 다 실바… 브라질 태생의 그는 2001년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다. 크로아티아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21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크로아티아 국적을 선택할 것을 암시했다. 06-07 시즌에는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잉글랜드 명문 아스날로 이적하게 된다.


 

 

하지만 2008년, 버밍엄 시티와의 경기에서 끔찍한 부상을 당하며 유로 2008 출전이 좌절된다. 1년 넘는 재활 끝에 복귀에 성공하지만, 기량하락과 부상 후유증은 극복하지 못하였다. 이후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하여 유로 2012,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생활을 마감하였다.


 

티아구 모타 (브라질 → 이탈리아)


 



 

유소년 시절을 브라질에서 보냈던 티아구 모타… 1999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유럽에서의 프로생활을 시작한다. 2001년 1군에 데뷔하여 7년 간 ‘바르샤 맨’ 으로서 활약했다. 2003년에는 북중미 골드컵에 브라질 대표로 출전, A매치 2경기를 소화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04년부터 무릎 전방, 측면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과의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부상 회복 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제노아, 인테르 밀란에서 활약하며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브라질 대표팀은 그를 선택하지 않았고, 2010년 친할아버지의 조국인 이탈리아로 귀화를 결심한다. 2011년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첫 경기를 치르며 공식 데뷔를 하였으며, 유로 2012에 출전하여 팀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또한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참가하며 대표팀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페페 (브라질 → 포르투갈)


 



 

거친 플레이로 ‘깡페페’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페페도 성공한 귀화선수 중 한 명이다. 브라질에서 유소년을 보낸 후, 2001년부터 포르투갈의 마리티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였다. 2004년 FC 포르투로 이적하며 포르투갈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하지만 좀처럼 브라질 대표팀과는 연을 맺지 못한다. 결국 자신이 프로생활을 시작한 포르투갈로의 귀화를 선택한다. 이후 두 번의 유럽선수권대회와 월드컵을 경험하며 포르투갈 대표선수로 승승장구 하고있다.


 

디에고 코스타 (브라질 → 스페인)


 



 

최근 가장 ‘핫’ 한 공격수 중 한 명인 디에고 코스타…? 유소년을 브라질에서 보내고 포르투갈의 브라가S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스페인으로 이적하며 빅 리그에 진출한다. 오랜 무명 기간을 견뎌내고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코스타를 가만 놔둘 리가 없었다.


 

 

2013년 3월 브라질 대표로서 평가전에 출장했던 디에고 코스타.. 이 후 코스타를 놓고 브라질과 스페인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스페인을 택하게 된다. 2013 대륙간 컵에서 브라질에 패배하며 최전방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스페인으로서는 브라질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 셈이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에 스페인과 코스타의 궁합은 아직은 물음표이다.


 

데쿠 (브라질 → 포르투갈)


 



 

FC 포르투의 돌풍을 이끌었던 데쿠… 브라질 출신으로서 4년간 자국리그에서 활약한 이후 포르투갈로 무대를 옮겼다. FC포르투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 승선을 노렸지만 당시 3R(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딩요), ‘신성’ 카카 등 화려한 멤버들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당시 포르투갈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데쿠에게 포르투갈 대표팀에 합류할 것을 요청한다. 이미 포르투갈에서 생활하며 국적이 취득 된 상태였기에 그는 포르투갈로 귀화를 결심한다.


 

 

공교롭게도 포르투갈 대표팀 데뷔 경기상대는 조국 브라질 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교체로 출장한 데쿠는 프리킥 결승골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이 37년 만에 브라질을 꺾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상 선수들을 소개하고 나니 새삼 브라질이 부러워졌다. 쓸 자원이 넘쳐나는 탓에 다른 국가로 귀화하는 선수들이 생겨날 정도이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이들의 상황이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조국을 등졌다는 ‘배신자’의 낙인이 찍힐 수도 있는 이들... 하지만 새로운 국가의 풍토, 문화, 환경에 적응하고 그 국가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한 이들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비록 조국을 대표하지는 못했지만 자신 만의 방법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한 이들의 땀과 노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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