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서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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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서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발행 201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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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선발 출전 11명, 후보 선수 7명으로 한 경기를 펼칠 팀이 이루어진다. 감독 재량 하에 최대 3명까지 선발 선수와 후보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이를 우리는 교체 카드라 부른다. 이 교체 카드는 골키퍼 한 명을 포함해 선발에 넣기는 아쉬운 혹은 전략적으로 교체를 위한 선수들로 구성된다. 이기고 있을 때 잠그기 위한 수비적 선수, 지고 있을 때 역전을 위한 공격적 선수 등등.



이 외에도 교체로써 더 큰 위용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포함된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할 선수들이 이런 유형이다. 그들이 후보로 경기 중반에 교체되어 들어온다면 그 순간부터 경기의 흐름이 달라진다. 지고 있더라도 지는 경기가 아니다. 언제든지 상황을 뒤엎을 수 있다. 슈퍼 서브(Super Sub). 이 글은 슈퍼 서브의 이야기이다.


 




근래 축구계 최고의 슈퍼 서브로서 아무래도 이 분이 최고일 듯 하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Ole Gunnar Solskjaer).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안의 암살자, 그 분이시다.


23살이란 어린 나이로 맨유에 입단했을 때 만해도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긱스는 그가 연습생인 줄 착각했다고 한다. 1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축구를 시작한 솔샤르는 앨런 시어러의 영입을 실패한 퍼거슨의 밑으로 입단했다. 처음 퍼거슨의 제안을 받은 솔샤르의 친정팀인 몰데에서는 장난으로 치부했다고 한다.


그가 입단할 당시 맨유에는 에릭 칸토나와 앤디 콜이 주전으로 버티고 있었다. 노르웨이 리그에서 뛰던 그는 당연스럽게 백업 자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생각보다 일찍이 데뷔한 그는 첫 해 19골을 넣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것도 잠시, 드와이트 요크가 올드트래포드로 오면서 그는 다시 벤치에 앉게 되었다. 구단 측에서도 그를 배려해 이적시키려는 의지도 있었다 한다. 하지만 그 의도는 팀의 의도일 뿐 퍼거슨의 의지는 아니었고 니가 필요하다는 퍼거슨의 이야기를 들은 솔샤르는 벤치에서 있더라도 맨유에서 뛰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그 것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예상대로 그는 선발이 아닌 교체 멤버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교체로 경기에 들어갈 때 마다 기적을 일궈내 슈퍼 서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79분에 투입되어 무려 4골을 집어넣은 것이 있다.


이런 사례와 이야기로 보았듯 그가 교체로 출전을 했을 것 만으로 보이는데 의외로 그는 꽤 많은 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뿐만 아니라 사적으로 문제도 없었다. 98년 뉴캐슬전에서 퇴장과 맞바꾼 승리는 맨유 팬들을 그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그는 아직도 올드트래포드에 그의 응원현수막이 붙어있다.


 




그의 은퇴 후 맨유의 슈퍼서브 계보는 끊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올드트래포드에는 치차리토(Javier Hernandez)라는 멕시코산 콩이 귀신같이 등장하였다. 거기에 솔샤르와 플레이 스타일마저 비슷해 솔샤르를 잊지 못하는 팬들에게 다시 희망이 되었다.

치차리토는 멕시코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축구를 해왔다. 멕시코 리그의 과달라하라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고 2010년 맨유에 입단하게 된다. 첫 프리 시즌에서 그는 교체로 여러 경기 출전하며 골 감각을 뽐내었다. 하지만 그 당시 맨유는 루니와 베르바토프, 오웬이 공격진에서 버티고 있었고 치차리토는 그들에 밀려 벤치에 앉게 되었다.


그 해 챔피언스 리그 발렌시아전에서 후반 32분 교체되어 40분에 골을 기록한 그는 맨유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의 놀라운 활약은 오히려 백작 베르바토프를 벤치로 밀어냈고 그 해 선발과 교체를 넘나들며 꾸준한 활약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다음해 웰백이 선발로 나옴에 따라 다시 벤치로 밀려났다. 연계력 등등, 골 결정력을 제외한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에 퍼거슨은 그를 벤치 멤버로 기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쩔수 없이 밀린 교체 멤버였지만 그는 골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내었다. 첼시전 교체 출전 결승골, 아스톤빌라전 교체 출전 2골 1도움 등 교체 출전 할 때마다 팀을 구해주었고 그 해는 솔샤르의 재림이라 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13/14시즌에는 반 페르시가 들어오며 3옵션으로 밀린 것에 이어 성적도 안좋아 벤치에도 못 앉는 경기도 많았다. 몇몇 경기에서 교체로 들어와 골을 넣으며 슈퍼 서브의 면모를 보였지만 그 시즌 리그,컵 통산 9골밖에 기록하지 못하였다. 이 와중에 치차리토보다 많이 출전한 웰백은 10골...


그리고 대망의 14/15시즌. 맨유에서 자리가 없어진 그는 레알 마드리드로 1시즌 임대를 떠나게 되었다. 현 상황의 맨유를 보면 탈출이라고 해야되나… 솔직히 뭔 수로 그가 레알에 갔는지 의문이다. 그런데 이 상황이 어찌 또 신의 한 수가 되었다. 현재 4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그마저도 3경기가 교체 출전이다. 레알에서 그를 완전 영입하길 원한다는 기사도 돌고있다. 그야말로 인생역전 아닌가. 슈퍼 서브로 시작한 유럽 생활에서 다시 슈퍼 서브로 제2의 전성기를 찾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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