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중계를 늘리는 완전히 허무맹랑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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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중계를 늘리는 완전히 허무맹랑한 방법
  • ikhan
  • 발행 2014.09.25
  • 조회수 3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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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내 모습 10년전 내 모습

안녕하신가. 야축동 브라더, 그리고 시스타.

야축동의 창시자이자 (주)정시퇴근의 최대주주이며 CEO인 허익한이라고 한다.

 

yachuk.com 즐겨찾기하고 많이 와주면 고맙겠다. 요새 야축특파원들의 글이 물 올랐다.

 

우선 이번 글을 읽기 전에 뉴미디어와 모바일 시대에서 방송 컨텐츠의 생산과 유통에 대해 예습하고 오면 좋겠다 → Click!


예습할 시간 없다면 한마디로 어떤 채널에서 방송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컨텐츠 자체가 재미 있는가 없는가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K리그 팬으로서 중계 채널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상파/케이블 채널은 유한한 공간이고 동시간대 다른 컨텐츠에 밀릴 수 밖에 없다. 시청률이 안나오니 광고 매출도 없다는 뜻이다.?실제로 지상파건 케이블에서 K리그 중계를 하면 방송국 입장에서 유의미한 광고매출은 ZERO라고 보면 된다.


이런 상황에도 중계권을 방송국에 팔고 있다는 것(팔고 있겠지?)은 프로축구연맹이 대단히 비즈니스 수완이 좋다던가, 아니면 방송국이 그래도 스스로 공공재 생산유통자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는 의미겠다. 아니면 국가대표 A매치 중계에 묶여 팔리고 있거나...... 참돔이 되지 못하고 개불처럼 끼워 팔리는 ㅠㅠ


 

방송이 공공재인가 상품인가... 라는 논란에 대해 먼저 나의 입장을 밝히자면, KBS같은 공적자금이 투여되는 공영방송은 중립성과 독립성이 반드시 지켜져야 겠지만, 그 외의 모든 방송은 사유물이고 상업방송이며 상업방송은 철저하게 상업적이여야 살아 남을 수 있다. (KBS에서 걷는 연간 수신료는 6000억 규모이며, 대신 KBS1 채널은 광고를 받지 않는다)

야축동 특파원 2014 공영방송 KBS를 찾은 야축동 특파원 2014

 

그렇다면 상업방송국에서 토요일 저녁에 K리그를 틀라고 요구하는 것은....... 쉽게 예를 들면 너희가 강남역 한복판 건물에 권리금 3억과 월세 1000만원을 들여 임대한 공간 (참고자료: 서울 강남역 상권 임대수익률 분석-미래에셋)에서 상주 곶감 특판장을 운영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강남역 상권 1층엔 아디다스의 샵이나 애플 컨시어지, CJ의 투썸플레이스 같은게 들어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물론 상주 곶감이 강남역에서 잘 팔리기야 하겠지만 과연 임대료를 커버하고도 남을 수 있을까? 남의 돈이 아니고 자신의 돈을 투자한다면 과연 상주 곶감 브랜드를 위한 선심성 사업을 할 수 있는지 꼭 생각하길 바란다.


 

중계시간을 시청률 좀 한가한 시간으로 바꾸면 안되냐고?

중계를 잡기 위해 경기 시간을 주말 아침이나 평일 오후로 잡는 것처럼 (삐~~)같은 일도 없다. 경기는 직접 찾는 관중이 가장 편한 시간에 열려야 한다.


실제 과거에는 K리그 구단과 연맹차원에서 중계를 확대하기 위해, 중계만 잡아준다면 그 시간에 맞춰 경기 시간을 바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도 어렵게 잡은 중계에 비친 썰렁한 관중석은 관심 가지고 싶어하는 잠재적인 팬에게 조차도 우리 재미 없으니 더이상 관심 가지지 말아주세요...라고 광고하는 것과도 같았다. 강남역에 나이트 삐끼가 우릴 잡으며 "형님 지금 물 겁나 좋고 테이블 꽉 찼습니다"라고 꼬시지, "형님 지금 오면 자리 텅텅 비어 제일 좋은 룸으로 안내하겠습니다"라고 꼬시겠는가? (이 이야기를 좀 더 공감하려면 다음 글을 참고하자 → 열광 그 자체에 열광하라)


 

K리그 경기 자체도 하나의 컨텐츠지만 그 컨텐츠는 중계 제작이라는 프로세스에 의해 방송 컨텐츠로 재생산된다. 이건 마치 사시미와 초밥의 관계와도 같다. 생선을 막 잡아 회를 뜬 것이 우리가 경기장에서 보는 축구 경기라면, 그 회에다가 와사비를 발라 뭉친 밥 위에 얹은 것은 TV로 보는 중계인 것이다. 모듬 초밥은, 축구 중계 2차 컨텐츠인 스포츠 뉴스, 다큐나 예능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겠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중요한 건 컨텐츠


K리그를 위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 지상파/케이블 방송 채널을 늘리는 것 일까?

  • 아니면 중계 자체를 재밌게 만드는 것 일까?


 

물론 나는 후자라고 본다.

그런데 중계 제작과 유통을 방송국에서 모두 하는 상황에서 방송국은 어떤 심정일까? K리그 중계 제작에 더욱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싶을까, 아니면 야구 중계나 EPL중계에 더욱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싶을까?


방송국의 예산(돈과 사람과 시간)도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광고가 팔리는 돈되는 컨텐츠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강남역에서 곶감 장사 안한다니까. 우리는 K리그에서도 박문성-배성재 콤비를 매일 보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초밥에서 '밥'역할을 해주시면 배성재-박문성 콤비 초밥에서 '밥'역할을 해주시는 배-박 콤비

?1경기 중계 제작비만도 2천만원 이상이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구단이 선뜻 그 돈을 내더라도 그 시간대에 잡힐 다른 광고의 기대 손실까지 생각하면, 방송국에서 K리그를 제대로 제작해서 방송한다는 것은 길을 가면서 돈을 뿌리는 일과 별반 다를게 없을 일이다.


 

흠...... 답이 안나온다. K리그 중계,

정말 돈 많은 누군가 미래를 바라보고 통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이상........

...

......

............ ?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나?

 

아~ 만수르 형님?

그 형이 K리그에 투자할리는 만무하고.

 

정몽준 회장님?

흠....... 이미 많이 쓰고 계실테니 그걸로 충분히 감사하자.

그리고 현대그룹 스타일이 컨텐츠 시장에선 쪼금 안먹혀. 현대카드 빼고.

 

SPOTV!?

매출액 약 500억 규모의 (주)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 ipTV방송 SPOTV를 소유하고 있다. 매출액 약 500억 규모의 (주)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 ipTV방송 SPOTV를 소유하고 있다.

위 사진을 클릭하면 2014년 9월 25일 현재 에이클라의 스포츠마케팅 신입/경력 채용 공고로 연결된다. 관심 있는 bro들은 지원해보길. (마감 5일전)


스포츠마케팅 회사 에이클라가 운영하는 스포츠 전문 채널 SPOTV.

SPOTV가 K리그의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SPOTV는 스포츠 그 자체에 충실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컨텐츠를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최근 BJ효근과 신지혜가 출연한 "그라운드의 지혜"로 대박을 치며 예능 감각을 가다듬었지만 아직 컨텐츠가 풍부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그라운드의 지혜" 는 재밌게 봤다 ㅎㅎ


http://www.youtube.com/embed/JmriFsBBnQc

 

컨텐츠 시장? 예능감?

지금 컨텐츠 시장의 최고 강자는 누구???

지상파 예능을 10대 20대의 관심 밖으로 모두 몰아내고 한류의 세계화를 실제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그룹???????


 

CJ_Group_logo 2012년 매출 22조에 영업이익 1.3조를 기록한 CJ그룹

 

빙고! C J

CJ 제일제당이 설탕이랑 엿기름 만드는 회사 아니냐고?

농담이 심하군.

 

CJ가 컨텐츠 시장에서 지금 어떤 회사인지 알려주지. 어마어마하다 그냥.

 

일단 음악 컨텐츠 시장 접수. 설명하기 귀찮다 그냥 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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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SBS, MBC에겐 안되지만 드라마와 예능 컨텐츠 시장도 슬슬 올라오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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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 개그 컨텐츠 장악. 개그콘서트 안본지 오래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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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컨텐츠! 아 놔... 얘네들까지 CJ일 줄이야


모두의마블 마구마구


 

컨텐츠 시장의 꽃, 영화시장? 난 OCN, chCGV, 캐치온 케이블 영화 채널이 모두 CJ인지 최근에 알게됨....... 채널을 아무리 돌리고 돌려도 우린 CJ 방송을 보고 있다.


CJ케이블채널


TV말고 극장 영화?훗 관객 1800만. 영화 투자,배급의 절대 강자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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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요새 가보면 장난 아님. 메가박스는 이제 게임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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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리 및 외식 컨텐츠 시장 장악. 최근 백종원(음식업 체인점 시장의 황제) 사장님까지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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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셰코보고 VIPS가서 정유석 스테이크 먹고, 투썸에서 커피먹고, 뚜레주르에서 빵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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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나가서 CGV가서 영화보고 VIPS가서 밥먹고 투썸에서 차 마시면 웬만하면 꼬실 수 있을걸. 비비고는 좀 무리.

이게 다 내 껀데......... "이게 다 내 껀데............"

 

설명이 길었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요새 좀 핫하다는 문화 컨텐츠는 CJ가 만들고 CJ가 유통하고 있다


 

스포츠 컨텐츠만을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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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나 카레이싱 같은 남성미 넘치는 스포츠 컨텐츠는 CJ에서 간지나게 잘 만들고 있으나 축구는 아직이다.?최근 박지성의 PSV경기를 tvN에서 중계하기도 하면서 CJ그룹 차원에서 축구 시장에 대해 관심이 있을까 싶었는데, 시청률이 별로 높게 나오지 않아서 관심을 끊었을까 우려된다.


시청자에게 선택 받는 축구 컨텐츠라면 중계 촬영부터 중계 해설까지, 그리고 뉴스나 다큐, 예능같은 축구를 소재로 한 2차 컨텐츠까지 모두 신선해야 한다. 생선회부터 밥까지 하나되어 혀 위에서 태평양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초밥같은 K리그 축구 중계 방송을 보고 싶다. 카메라 몇 대 늘린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트렌디하고, 센스 넘치는 컨텐츠만이 10대 20대의 시선을 사로잡고, 또 거기에 30대 40대도 동참할거다. 많은 문화 컨텐츠가 18-24세 사이의 세대에서 유행하기 시작해서 대세가 되지 않았나.

이런 맛을 내는 축구 컨텐츠가 제작되면 좋겠다 이런 맛을 내는 축구 컨텐츠가 제작되면 좋겠다

 

?K리그냐 해외축구냐를 떠나 축구라는 컨텐츠는 그 자체로 굉장히 매력적인 컨텐츠다. 세계 어디를 가도 남자들은 축구 얘기로 통한다. 다만 아직 우리 K리그가 그 잠재력을 멋지게 표현하지 못 하고 있을 뿐이지, 약간의 포장으로 충분히 더 좋은 컨텐츠로 가공될 수 있다고 본다. 생선 자체는 싱싱하고 담백해 활어로 먹긴 괜찮으나, 아직 이 생선으로 제대로 된 초밥을 쥐어본 요리사가 없을 뿐......


10년 전 프로야구를 떠올려봐라. 국내 프로야구를 지금처럼 응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린 모두 박찬호가 나오는 LA다져스 경기를 보았을 뿐, KBO는 경기력과 연출력에서 차원이 다른 MLB에 밀려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왔었다.??2002년인가 롯데 자이언츠가 사직구장에서 1000명 이하의 관중이 들어온 적 있다는 걸 기억하나?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야구는 컨텐츠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컨텐츠로 다시 태어났다.


?야구가 단순히 중계 노출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 하나 만으로 킬러 컨텐츠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리그 컨텐츠도 트렌디 해질 수 있다.

 

CJ가 축구 중계를 제대로 약빨고 만든다면 어떤 느낌일까?

CJ가 24시간 축구 전문 방송 채널을 만든다면 어떤 컨텐츠로 채워질까?

아마추어 축구 선수들 오디션인 '나이키찬스' 같은 프로도 작살나게 만들지 않을까? 이름 없는 한 축구 선수의 성공 스토리를 감동적인 다큐로 제작하지 않을까?

 

물론 나만의 허무 맹랑한 생각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 이 글을 CJ그룹의 높으신 분들이 보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면 저를 찾아 달라.

24시간 축구 TV 채널 '야축TV(가칭)' 개국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

덧붙히자면, CJ가 서울 제 3구단 창단하면 좋겠다. 목동이랑 효창 비어있지 않나.

야축TV

대한민국 축구의 10부리그와 K리그 클럽의 세계제패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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