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4강 앞두고 '데얀민국' 근본 보여주는 데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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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4강 앞두고 '데얀민국' 근본 보여주는 데얀 인터뷰
  • 축잘또
  • 발행 2018.10.02
  • 조회수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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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윽시 K리그 레전드 클라스 나온다

축잘또`s 코멘트


10월 3일 가시마 앤틸러스와 ACL 4강 1차전을 앞둔 수원삼성

토요일에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가시마로 떠난 수원은 몸이 많이 무겁다.

하지만 아챔 4강에 오른 유일한 K리그 팀으로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특히나 일본 J리그 팀과의 경기는 한일전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선수들은 다른 경기보다 목표의식, 정신무장이 더 잘 되어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느끼는게 다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깊이 알지 못하면 동기부여, 목표의식이 한국 선수들보다 약할 수 있다.


하지만 데얀은 아니다. K리그 11년차 데얀은 이제는 거의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J리그 팀과의 경기에 대한 높은 목표의식을 보여줬다.

거의 데얀민국 수준 ㅋㅋㅋ

다음은 스포탈코리아와의 일문일답

스포탈코리아(이하 S): 가시마와 경기를 앞둔 소감이 궁금하다.

데얀: 어제(9월 30일) 이곳에 왔다. 사실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루 전 경기를 했는데, 오전 5시에 일어나, 원정길에 올라야 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몸으로 왔다. 날씨의 영향으로 오는 길이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좋았다. 날씨도 맑았다. 훈련장도 완벽했다.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했고, 수요일 경기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S: 훈련 전, 선수들을 불러놓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가시마전을 앞두고 다른 때와 달리 특별한 이야기를 했는가.

데얀: 개인적으로 세 번째 준결승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 12경기를 치른 이후 여기에 와 있다. 아시아에서 4팀만이 오를 수 있는 위치다. 몇몇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말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수원의 한 역사를 쓰고 싶다. 그런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했다. 모두가 언제 돌아오지 못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는 나뿐만의 생각이 아니다. FC서울에 있었을 때도 김용대, 김진규 등 고참 선수들이 늘 하는 이야기였다. 쉽게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했다. 이제는 내가 나이가 들었고, 그런 이야기를 할 위치에 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정말 좋은 경기,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S: 서른일곱의 나이다.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본인에게 더욱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데얀: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기자에게)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이다. 2016년 서울에 있을 때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전북과 4강이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그 기회가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게 마지막일 수 있다. 우리는 전북을 이기고 올라왔다. 전북은 아시아에서도 손에 꼽는 강팀이다. 그 팀을 꺾었다. 그게 팩트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마지막일 수 있다. 100%를 쏟고 후회를 하지 않으면, 다른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커리어에서 몇몇 기회를 놓쳤고, 잡았다. 하지만 이번 기회는 정말 놓치고 싶지 않다.


S: 6개월 전, 이곳에서 득점을 한 기억이 있다. 수원에서는 유일한 득점자였다. 이번 경기에도 자신이 있는가.

데얀: 맞다. 이곳에서 골을 넣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당시 내 골로 수원이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 정말 기뻤다. 이번 경기의 포커스도 확실하다. 압박이 큰 경기에서는 하나, 두 개의 찬스를 살려야 한다. 내 컨디션은 좋다. 선수들과 보내는 시간이, 가족들보다 많다. 그만큼 잘 준비하고 있다. 토너먼트는 리그와 다르다. 하나의 찬스를 살려야 한다.

S: 전북과 8강 1차전 이후 골이 없다. 그에 대한 우려가 크다.

데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정원 감독이 갑자기 떠났고, 이병근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게 됐다. 모두에게 힘든 일이었다. 리그에서 우리가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플레이가 좋지 않을 때, 공격수들에게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스트라이커의 숙명이다. 골을 넣으면 최고가 되고, 못 넣으면 그 반대가 된다. 특히 내게는 더욱 그렇다. 항상 골을 넣었던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하면 그런 질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리그는 조금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ACL에 포커스를 100%, 120%를 맞추고 있다. 수요일 가시마 경기에 모든걸 쏟을 계획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마지막 경기에서 사리치가 2골을 넣었지만, 그 전 5경기에서 모든 선수들이 골을 넣지 못했다. 개인보다는 팀적으로 개선이 될 부분이다.

S: 이미 K리그와 ACL의 레전드다. 그럼에도 ACL 통산 최다 득점 기록에 대한 의지를 표출했다. 최다 득점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데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사실 ACL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나 역시 2009년부터 ACL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매년 ACL에 뛰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서울과 베이징 궈안, 다시 서울, 지금은 수원에서 ACL에 뛸 수 있어 행운이다. 내게는 또 하나의 기회이자, 기록이다. 한국 최고의 선수인 이동국(36골, 데얀-34골)보다 앞선다면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최고의 선수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나중에 축구를 그만뒀을 때도, 만약 내가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기록돼 있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S : 이번 경기는 한일전으로 치러진다. 다른 한국 선수들은 한일전이라는 것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에서 꽤 오랫동안 생활했는데, 본인은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가.

데얀: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수원이 이곳에 올라와 가시마를 상대한다는 것에 자부심이 크다. 수원이 한국을 대표해 왔다. 한국과 일본의 싸움이다. 일본은 지난해 ACL에서 우승을 했다. 이번에는 갚아야 한다. 나는 한국인은 아니지만, 자부심을 느낀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가슴 속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내가 속한 팀이, K리그 팀이, 수원이 이곳에 있는 게 중요하다.

데얀: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아시아 최고의 대회다. 그것도 4강이다. 수원이 유일하게 ACL 4강에 올라있다. 게다가 한일전이다. 나도 자부심을 느끼는데, 왜 사람들이, 미디어에서 제대로 조명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지금 가시마전을 앞둔 월요일 저녁에 한국에서 기자가 한 명만 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10개 매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사리치, 염기훈, 신화용 등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K리그의 팀이 이곳에 왔으면, 더 많은 응원과 조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선수들은 개의치 않고, 정신력과 투혼을 발휘할 것이다. 300%를 쏟는다고 자신한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 덕분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근본 넘치는 데얀의 인터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글 - 스포탈코리아

축구 잘 아는 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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